Department of Web Culture & Arts

웹문예학과

학과공지

국어국문학과 졸업생 여러분께
등록일
2020-08-27
작성자
국어국문학과
조회수
714

안녕하세요. 국어국문학과 학과장 오태영입니다.

먼저 여러분의 졸업을 진심으로 축하합니다. 4년 여 동안 누구보다 성실하게 공부하고 치열하게 학과생활을 했을 여러분이 이제 정든 교정을 떠나 사회 속으로 새로운 발걸음을 내딛는 전환점에 서게 된 것을 축하합니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코로나 19 사태의 여파로 여러분의 졸업과 새로운 출발을 학과의 구성원들과 함께 직접 축하해주지 못해 애석한 마음입니다. 오랜 시간 동안 여러분을 신뢰하고 지지하며 기다려주신 부모님을 비롯한 가족분들께도 졸업식 행사에 초청해 함께할 수 없음에 안타까운 마음을 전합니다. 무엇보다 여러분들의 건강이 최우선이니 졸업식 행사를 진행하지 못하는 점 너그러운 마음으로 이해해주기 바랍니다.

 

우리는 인생을 살아오면서 많은 전환점에 놓이게 됩니다. 한국의 교육 과정 및 정책을 염두에 두자면, 대학 입학이 가장 중요한 사건인 것처럼 여겨지지만, 여러분이 사회적 존재로서 자기만의 삶을 기획하고 실천해간다는 점을 고려했을 때, 20대 초반을 보낸 대학에서의 문화 자본이 앞으로 사회 속에서 여러분들이 살아가는 데 커다란 자양분이 될 것입니다. 아직 여러분들이 인식하고 있지 못하겠지만, 여러분의 선배로서 국어국문학과를 먼저 졸업한 제 입장에서 감히 말하자면, 여러분이 학과에서 공부하고 생활하며 나름대로 쌓았던 지식과 경험이 앞으로 여러분 삶의 예기치 않은 순간에 반드시 도움이 될 것이라 확신합니다.

 

물론 그럼에도 졸업 이후의 삶에 대해 많은 불안감을 가지고 있을 것이라 짐작합니다. 국어국문학과에서 공부했던 전공 지식이 현실 사회에서 무언가 효용성을 가지지 못하는 것은 아닌지, 실제 취업을 하는 데 있어 대학에서 공부한 것들이 핵심적인 역할을 하지 못하는 것은 아닌지, 또한 지방 사립대를 졸업한 것이 과연 내세울만한 이력인지 등 여러 가지 측면에서 여러분의 입학 이후의 선택들과 그에 따른 실천들에 대해 회의적인 태도를 가질 수 있을 것입니다.

 

뿐만 아니라 신자유주의 시대 자본의 논리로 모든 것들이 재단되는 상황 속에서 국어국문학과 졸업생으로서 사회 속에서 안정적으로 자기만의 삶을 도모할 수 있을 것인지 걱정이 많을 것입니다. 인문학의 사회적 위상이 약화되고, 기능주의적이고 효율성을 중시한 직업과 직군이 선호되는 상황 속에서 그 누구에 의해서도 아닌 자신의 선택을 믿고 입학에서 졸업하기까지의 지난한 과정을 주체적으로 살아온 여러분들의 삶의 의미가 퇴색되는 것은 아닐까 하는 염려도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동국대학교 경주캠퍼스 국어국문학과에 입학한 이후 무수한 삶의 변곡점 속에서, 또한 끝없는 고민과 선택 속에서, 졸업을 하기까지의 여러분이 보여줬던 열정과 노력은 어떠한 경우에도 폄훼될 수 없는 것입니다. 또한, 일반 사회에서 통용되는 삶의 규칙이나 형식들을 무시할 수는 없겠지만, 여러분들은 여러분만의 삶을 살아가기 위해 풍문에 휩쓸리지 않고 나아갈 길을 향해 묵묵히 걸어왔을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타인과의 비교는 끝이 없는 것이고, 그것은 언제나 상대적인 것입니다. 따라서 여러분들은 타인과의 비교가 아닌 과거 자신과의 비교를 통해 스스로 성장한 모습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고, 그것이 앞으로의 여러분의 미래를 보다 더 높은 곳으로 이끌 수 있는 동력이 될 것이라 확신합니다.

 

그러니 부디 언제 어디서나 동국대학교 경주캠퍼스 국어국문학과 졸업생임을 자랑스러워 해주기 바랍니다. 학과의 교수를 비롯해 구성원들은 여러분들과 함께한 시간을 기억하며 국어국문학과 출신으로서 여러분이 자긍심을 가지고 사회생활을 할 수 있도록 우리 학과를 잘 이끌어나가겠습니다. 비록 이렇게 여러분을 떠나보내는 마음이 무겁지만, 여러분이 지금까지처럼 우리 사회 곳곳에서 남들과 다른 자기만의 삶을 멋지게 살아갈 것이라 생각하며 아쉬움은 뒤로 하고 여러분의 새로운 시작을 응원하겠습니다.

 

앞으로 여러분의 삶에 낯선 설렘과 새로운 희망이 늘 함께하기를 염원합니다. 내내 건강하세요.

다시 한 번 여러분의 졸업을 진심으로 축하합니다.

 

 

2020826

학과 교수들을 대표해

국어국문학과 학과장

오태영 드림




<국어국문학과 졸업생 여러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