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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어국문학전공

창작 공간

임윤성, 「네 발로 기어가며」(제2회 신추문예 <차하> 수상작)
등록일
2020-10-12
작성자
국어국문학과
조회수
47

차하

 

네발로 기어가며

 

15학번 임윤성

 

이 선에서부터 시작하는 거야

 

나의 인간으로서 첫 기억은

어머니라는 여인이 우는 모습이었다

창가 너머를 바라보던 그 눈은

턱 밑에 칼을 놔둔 절박함이었지

 

한걸음의 주위에는 아무도 없었고

숨을 죽이며 엎드리던 모양새

병아리 보다는 도마뱀에 가까운

습기 찬 응달아래 몸을 숨기던 시절

 

네발로 기는 것에 두려움은 없었으리라

세상이 아닌 발끝의 감촉으로서

그 고함의 세차에서 벗어나

달무리의 따스함을 칭얼거리던 안식처로

 

두발은 불안하지

그때 나는 어떤 발자국을 남겼을까

 

포말로 흩어지는 담배의 상념은

잿가루가 아닌 기면증을 남기고

손발의 진흙 때를 들여다보는 아이

여전히 일어서질 못하는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