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partment of Web Culture & Arts

웹문예학과

창작 공간

지다은, 「수채화」(제2회 신추문예 <차하> 수상작)
등록일
2020-10-12
작성자
국어국문학과
조회수
246

차하

 

수채화

 

20학번 지다은

 

 

물감이라곤 흰색조차 묻어본 적 없는

희고 흰 도화지를

여름은 해맑은 초록의 선명한 색으로

순식간에 물들였다

 

태어나 처음으로

따뜻하고 편안한 색으로 물든

찬란하고 눈부신 빛으로 둘러쌓인

그때는 몰랐다

 

삶의 마지막 순간에

함께 보낸 빛바랜 세월에 웃음 지으며

소복이 쌓인 추억을 되돌아보게 될

유화가 된 줄 알았다

 

빛을 가리며 어둠과 함께 몰아치는 비에

여름은 작별 인사를 할 새도 없이 떠나가고

도화지는

그만

울고 말았다

 

가림막 하나 없이 찾아온 따가운 볕에

고동빛은 마지막 남은 초록빛을 빼앗아가고

도화지는

그만

울고 말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