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partment of Web Culture & Arts

웹문예학과

창작 공간

버스를 기다리며 - 임윤성
등록일
2020-09-28
작성자
국어국문학과
조회수
139

버스를 기다리며

                                                    임윤성


  

예컨대 제가 죽는다면

환승을 기다리는 우리들처럼

버스정류장 앞에 서있겠죠

 

마중은 없을 테고

푸른 풀밭 위 이 몸 뉘일 벤치

주머니에는 천원 두 장과

레쓰비 하나가 들어있을 겁니다

 

스스로 생각할 겁니다

누군가에게도 좋은 사람은 아니었다며

편도 너머 있을 종착을 상상하면서도

여전히 두고 온 담배가 신경 쓰이겠네요

 

푸른 하늘 아래 산들바람

그 맞댐의 다정함에 눈물이 고이겠지만

날씨가 좋다며 내뱉은 물기어림은

후련함만이 전부는 아닐 테고요

 

저는 아마 그때도

버스를 기다리고 있을 겁니다

여전히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