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그림 - 이지영
- 등록일
- 2020-09-28
- 작성자
- 국어국문학과
- 조회수
- 837
그림
이지영
올려다보면서
항상 묻고 싶었다
세상에서 가장 큰 종이를 가진다는 건 어떤 기분이니
까맣게 칠하지 않고 남겨두어도
끝내지 않았다 혼나지 않다니
남긴 빈틈조차 빛난다 말해주니 말야
부족한 것은 하나로 충분한 것 같아.
울고 싶을 땐 우는 게 부러워
눈물조차 고맙다 하다니
종이가 울어버리면 쓸 수 없으니 나는 억울해지는 것만 같아
물든다는 건 그런 거겠지
쉽게 넘길 수 있는 다음 장 같은 건 없을 거야
다시 그리는 건 익숙한 일이고
나는 아직 망설이는 것 같아
구름 한 점 없는 너를 보면 생각해
한 장 떼어다
내 다음 장에 붙이면 좋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