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partment of Web Culture & Arts

웹문예학과

창작 공간

그림 - 이지영
등록일
2020-09-28
작성자
국어국문학과
조회수
807

그림

                                                                            이지영

 

올려다보면서

항상 묻고 싶었다

세상에서 가장 큰 종이를 가진다는 건 어떤 기분이니

 

까맣게 칠하지 않고 남겨두어도

끝내지 않았다 혼나지 않다니

남긴 빈틈조차 빛난다 말해주니 말야

부족한 것은 하나로 충분한 것 같아.

 

울고 싶을 땐 우는 게 부러워

눈물조차 고맙다 하다니

종이가 울어버리면 쓸 수 없으니 나는 억울해지는 것만 같아

 

물든다는 건 그런 거겠지

쉽게 넘길 수 있는 다음 장 같은 건 없을 거야

다시 그리는 건 익숙한 일이고

나는 아직 망설이는 것 같아

 

구름 한 점 없는 너를 보면 생각해

한 장 떼어다

내 다음 장에 붙이면 좋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