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partment of Web Culture & Arts

웹문예학과

창작 공간

소설

이번 역은 신도림입니다. -나의 종착역은 언제나 신도림이었다.-
등록일
2020-04-24
작성자
사이트매니저
조회수
68

<시발점>


 봄 날씨는 요즘의 한여름의 더위보다 몇 배는 더 지독해졌어. 꽃샘추위에 황사에 꽃가루 알레르기 이뿐만이 아니야. 말이 나오지 않을 정도의 어이없는 일교차. 그래서 봄을 싫어하게 된 것 같아.

언제부터였지? 봄을 싫어하게 된 건 아마도 너희들이 죽고 나서 아니었을까?

쓸데없는 것들이 눈에 띄고, 그로 인해 예민해지기 시작했고, 너희들이 없는 건 내 생각 이상으로 나에게 정신적으로 타격을 많이 준 것 같아서 사소한 게 하나둘 섞이고, 그로 인해서 나의 세계는 완전히 망가졌지. 

나뿐만이 아니야 여기서 너희를 그리워하고 있는 사람들 모두 그렇게 생각해 나처럼 무너진 녀석도 있고, 의외로 잘 먹고 잘살고 있는 녀석들도 있더라.

헛웃음이 나와 너희들은 그렇게 괴로워했고, 울었고, 나름의 노력도 많이 했는데, 그걸로 세상은 한 번에 변하진 않더라.

그래도 전처럼 수면 아래로 묻히는 일은 없어졌어. 그것에 대한 모든 것들에 대해서. 나는 그것만으로 너희들에게 감사할 것 같아. 

너희들은 어때? 그쪽은 재미있니? 우리를 두고 가서 속이 후련해? 

나는 아직도 너희들의 편지를 보면 아니 이제는 책이라고 할게. 책을 보면 울음이 마구 쏟아져.

그래서 몇 번이고 망가진 그 책을 버리고 사고의 반복을 했어. 눈도 부은 상태에서 잠든 적도 많았고, 학교는 하마터면 대학교 진학을 할 수 없을 정도로 위험했어. 도저히 이해가 되지 않았으니까. 

내가 이런 엉터리로 망가져 버린 학교에 가야 할 이유 따위도 몰랐으니까. 

우리는 지금 너희들의 대한 이야기를 시작하려고 해. 

너희들의 죽음이 얼마나 억울하고 잔인했는지 그 편지에는 아직 사람들이 알지 못하는 이야기가 엄청 많은 거 같아서 다시 한 번 너희의 얘기를 수면 위로 끌어올릴 거야.

***

도림이에게

안녕? 

이 편지를 끝으로 너에게 편지는 이걸로 마칠 생각이야. 

그래도 인사는 해둬야 할 것 같아서 형식상 해 봤어. 

지금의 학교는 학생회 일 때문에 아주 바빠. 

너의 빈자리는 내가 아무리 노력을 해봐도, 다른 학생회 애들이 힘을 써 봐도 너의 빈자리는 그대로 느껴져서 말로 형용할 수가 없었어. 허전하달까. 허무하달까. 아니 그 이상인 것 같아. 그래서 형용을 할 수 없다는 거였어.너에게 이 말이 제대로 전달이 되었을지나 모르겠다. 

그리고 더욱 바빴던 것 중에는 이제 곧 우리도 고등학교 삼학년이 되어가잖아? 그래서인지 선생님들도 너에 대한 것을 신경 쓸 겨를도 없이 지나간 것 같았었어. 우리만 빼고. 우리는 수업에도 집중을 못 하고 그저 그냥 성적을 유지하는 것에만 힘을 쓰는 기계 같은 것이 되어버린 느낌이 많이 들었어.

도림아. 나는 이제 와서 말하는 거지만 너를 많이 좋아했어. 뭐가 좋았냐고? 그냥 콕 집어서 말을 할 수가 없어. 그리고 기억도 거의 나지 않고 언제부터 네가 좋았는지, 무엇 때문에 네가 좋아졌는지, 이제는 너의 무엇이 좋은지. 

처음에는 사소한 이유였고, 그다음에는 너의 모든 것이 좋았어. 너를 좋아했음에도 불구하고, 살아있는 채로 잡아먹히는 너를 지켜주지 못해서 미안해. 

애들은 너는 죄책감 가질 필요 없다고 위로해줬지만, 나는 그 위로는 귀에 들어오지도 않았어.

너는 잘 지내고 있어? 나는 네가 너무 보고 싶어. 

너는 나 보고 싶지 않아? 왜 그렇게 차갑게 가버린 거야? 네가 밉기도 해 한편으로는 내가 어떻게 되든 좋은 건가 싶기도 하고, 그런 말을 할 처진 아니지만, 그래도 너에게 어리광 피우고 싶었어. 오랜만에. 

오늘은 날씨가 좋아. 엄청. 나도 오늘은 너를 만나러 갈 준비가 겨우 다 된 것 같아. 이따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