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partment of Web Culture & Arts

웹문예학과

창작 공간

소설

이재훈, 「의심」(2020-1학기 <웹소설창작과비평>)
등록일
2020-07-10
작성자
국어국문학과
조회수
606


 

 

 

1

 

 

일어나세요.”

 

 

오늘도 언제나 똑같은 아침이네. 또 간호사야. 저 사람을 또 따라 가야해? 몇 달 째 이 짓만 하는지 모르겠네. 오늘도 상담실에서는 의사 선생님이 나를 반겼어.

 

 

오늘은 어떠니 찬유야?”

 

선생님 몇 번이나 말해야 해요? 난 매일이 똑같고 아픈 곳이 없는데 안 내보내 주실 거예요?”

 

 

병원에서 말하는 대로면 내가 무슨 병을 가지고 있다고 해. 무슨 병인지 어디가 아픈지 나는 모르겠는데 이 사람들은 계속 병이 있다고 하는데 말이 돼?

 

 

저는 병이 없어요. 선생님 다 그 사람이 선생님을 속인 거라고요. 저는 아프지 않아요.”

 

...그래...오늘도 똑같이 그 이야기뿐 이구나.”

 

 

여기서 말하는 그 사람은 아버지야.

 

그 사람은 친아버지가 아니야. 나중에 우리 가족에 새로 들어온 새아버지야. 내가 아직 태어나지 않았을 때 친아버지는 돌아가셨어.

 

돌아가신 후에도 둘이서 행복하게 엄마와 살던 어느 날 엄마가 새 아버지를 소개하면서 사랑에 빠지셨다고 말하셨지.

 

결국에 사랑에 빠지고 엄마는 그 남자와 결혼도 하고 싶어 하셨어. 물론 엄마가 그렇게 엄청 원하는 것 같아서 나도 존중하고 허락해줬어.

 

하지만 뜯어 말렸어야했어. 그때부터 나와 엄마의 인생이 바뀌기 시작했던 거야.

 

 

당연하죠. 저는 아픈 곳이 없으니까요. 그 사람이 엄마를 괴롭히는데 제가 자꾸 막아서니까 이 병원에 보낸 거예요. 제발...그러면 경찰에라도 연락해주세요. 엄마가 괴롭힘 당하고 있다구요....”

 

 

엄마가 괴롭힘을 받는다고? 아까까지 했던 이야기와는 왜 다르냐고? 일단 그 사람이 우리 집에 들어오고 나서 얼마 지나지 않아 엄마가 변하기 시작했어. 언제나 건강하던 우리 엄마의 몸은 야위기 시작했고 툭하면 우울해지셨어.

 

결국 계속 힘들어하시고 정신적으로도 힘들어지시니 건강이 매우 급속도로 안 좋아지게 되셨지. 이게 누구 때문이겠어? 분명 그 사람이 엄마를 괴롭히면서 망친 거야.

 

언제였었지? 예전에 내가 무슨 소리를 들었어. 방안에서 몰래 엄마가 슬픔에 빠진 울음소리....나는 쓰러져있었고 정신을 차렸을 때는 그 사람이 문 앞에 서있었어. 심지어 문 쪽에는 피범벅이 되어 있었지.

 

당연히 이 상황 속에서 누가 그랬겠어? 나는 쓰러져 있었는데? 분명 그 사람이 우리 엄마를 괴롭힌 거야. 나랑 엄마만 살던 때만 하더라도 행복했던 날 들 뿐이었으니까.

 

그 사람이 들어오고 나서 이런 일이 생긴 거였으니 분명 그 사람 짓이 분명했지. 그 이후로 엄마는 자주 우셨고 나도 이제 지켜보지 않고 엄마를 구하기 위해서 반항했어.

 

하지만 언제나 돌아오는 것은 그 사람의 무시였어...

 

이 집안에 일어나는 모든 걸 자신이 안다는 그 표정. 나는 그 표정이 너무 싫었어.

엄마도 차라리 용기를 내서 바깥 누군가에게 괴롭힘 받는다고 말을 했어야 했어.

 

하지만 무슨 이유 때문인지 엄마는 넘어가려고 했어. ? ? ? 내가 엄마를 구하려고 하면 엄마도 같이 용기를 내서 그 사람한테 말을 해야 하는데 용기를 내지 못하고 그 사람한테 애가 피곤해서 그렇다고 하면서 넘어가기만 했어... ...? 엄마는 그렇게 이야기하는 거지?

 

그래 맞아. 분명 엄마는 그 사람에게 대항할 힘이 없는 거야.

 

그러니 내가 구해야했어. 나는 엄마를 구하기 위해서 계속 그 사람한테 반항했고 결국에 그 사람은 나를 병이 있다는 거짓말과 함께 이곳에 보낸 거야.

하지만 경찰에서는 아무 이상 없다고 서너 번 넘게 확인하셨잖아. 그렇다면 너의 말이 거짓말이라고 나는 생각하지 않을까?”

 

 

내가 이곳에 갇히기 전에도 경찰에도 당연히 신고를 해봤어. 언제는 한번 그 사람 몰래 경찰이랑 복지센터에 연락했었지.

 

하지만 아무런 증거가 나오지 않아서 오히려 사람들이 나를 이상하게 보기 시작했고 결국 끝내 실패했지. 그니까 결국에 그 사람이 그걸 이용해서 나를 여기에 보낸 거야. 한마디로 내 실수...,였던거지..,.

 

 

....선생님....제가 또 무슨 말 할지 아시죠? 제가 이상한 것도 아픈 것도 아니잖아요. 그러니까 지금 나가서 제 눈으로 똑똑히 확인 해보고 싶으니까 내보내주세요.”

 

에휴...그래 뭐...우리도 이제 너를 여기에 붙잡아 두지 않을 거야.”

 

 

그렇게 서로 말싸움을 하던 상담실은 매우 조용해졌어. 갑자기? 이 사람들이 나를 내보낸다고?

 

 

왜요? 방금까지도 안 믿으셨잖아요. 왜 갑자기 마음을 바꾸셨어요? 아니면 믿어주시는 거예요?”

 

내가 결정한 것이 아니라 너희 부모님께서 잠시 집으로 데리고 오고 싶다고 하셨어.”

 

...성공적이지 않지만..오늘 상담도 해봤고 약물 치료도 어느 정도 진행해봤으니 잠시 동안 밖에서 지내볼 거야. 지금까지 내가 틀린 걸 증명 하려면 이번엔 나가서 이상하지 않다는 걸 제대로 부모님께 보여드리렴.”

 

 

? 그 사람이 갑자기 그런 결정을 한 걸까? 심지어 엄마랑 그 사람은 내가 여기 있는 동안 연락 한 통 없었어. ...엄마는 당연히 그 사람을 이기지 못해서 나한테 연락을 하지 못 한 거겠지...

 

하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그 사람이 이런 결정을 할 리가 없어... 나를 장애물 취급하듯이 이곳에 버린 것이니까.

 

그런 사람이 갑자기 나를 위한답시고 내보낸다고? 아니면 엄마가 나를 다시 집에 데려 오는 것을 그 사람한테서 설득이 성공한 걸까?

많은 생각이 드네. 하지만 일단 이런 생각할 필요는 없지. 뭐가 되었든 간에 이제 여기서 나가니까. 나가면 엄마를 구할 수 있으니까.

 

 

마지막으로 그럼 이제 다른 것에 대해서 물어볼게.”

 

 

한 동안 상담을 하고나서 선생님한테 약을 받고 방에 들어갔어. 드디어 이곳에서 나간다니 믿기지가 않네. 그치?

 

 

그러네.. 내가 들어도 믿기지가 않네.,”

 

깜짝이야.”

 

부럽다.. 찬유야.”

 

너도 곧 나갈 수 있을 거야. 근데 너는 언제쯤 병원에 왔다고 했냐??”

 

몰라 기억도 안나. 꽤 오래됐겠지.”

 

...오늘도 다른 사람이 너 안 건드렸냐??”

 

뭐 이 병원에서 나를 건들 수 있는 사람이 존재해?”

 

....하긴...아무튼 나는 드디어 내일 나간다. 너무 좋아.”

 

 

그렇게 다른 이야기도 하고 얼마나 지났을까 꽤 시간이 오래 지나갔어.

 

벌써 저녁이네? 이제 짐 싸고 준비해야지.”

 

 

…………

 

 

다했냐?”

 

다 했으니까 좀만 자야겠다. 피곤해 죽겠어.”

 

 

엄마를 얼른 만나고 싶어. 이번에는 무조건 엄마를 구할 거야... 오직 나만이...나만이 엄마를 구할 수 있어.

 

저번처럼 아무 증거 없이 신고했다가는 다시 병원에 들어가게 되겠지. 그렇게 되면 더 이상은 이런 곳에서 나오지 못할 거야...

 

누워 있다가 갑자기 서랍에 있던 약이 갑자기 생각났어. 아 맞다 버렸지? 평소처럼 변기통에 모두 다 쏟아부었지 맞아. 화장실에는 CCTV가 없으니까 여기까지 확인 할 수는 없잖아.

 

분명 병원 사람들은 저 개 같은 CCTV를 통해서 우리 방을 감시하고 있을 테고. 이곳에서 정신을 차리기 위해서는 먹지 말아야한다고 생각하고 먹지 않기로 했지.

 

 

내가 병에 걸린 것도 아닌데 내가 왜 약을 먹어야 해? 뭐 이상한 것 넣어놓을지 누가 알아?”

 

 

이곳에 왔을 때부터 이 사람들은 나를 믿어주지 않았어. 그러니까 나도 이 사람들을 믿어줄 이유는 없지. 뭐가 됐든 간에 얼른 자기나 해야겠다.

 

침대에 눕자마자 심장이 매우 빨리 뛰었어. 엄마를 만난다는 기대감 때문일까? 아니면 그 사람을 만난다는 생각에 약간 긴장 한 걸까? 이제 슬슬 실감이 되는 듯해...

 

어떻게 엄마를 구하지? 이게 가장 큰 고민이야. 얼른 엄마를 구해야해. 그런데... 어떤 방식으로 증거를 찾을지 엄마를 어떻게 구할지 계획하는 것만으로도 매우 힘들어 정보가 없으니까....

 

 

…………

 

 

얘는 벌써 자네.”

 

 

몇 시간이 지났을까? 어딘가 자꾸 아프기 시작해서 잠에서 깼어. 근데 이상해. 뭐지? 아무것도 보이지 않아. 눈을 못 뜨는 것도 아닌데 이상하게 아무것도 보이지 않아.

심지어 맨날 지켜보던 구석에 박혀있는 개 같은 CCTV도 보이지 않아.

 

뭐지? 가위에 눌린 건가? 도저히 이해가 되지 않아. 누가 뭔 짓이라도 하는 건가?

아무리 소리를 쳐도 목에서 아무 소리가 나지도 않는 거야. 두려워. 무슨 일이 일어나는 거지?

몸은 또 왜 안 움직이는 건데?

아무 이유 없이 여기서 죽는 건가?

 

엄마는 어떡하지? 구해야하는데?

왜 갑자기 이런 개 같은 일이 일어난 거지?

 

정신적으로 아파죽겠는데 몸은 더 아파왔어. 머리는 뇌가 튀어나올 정도로 아프고 심장은 터질 듯이 아파. 이것만으로도 아파 죽겠는데 손이나 발 같은 부분이 더 아파.

분명 꿈일 거야. 꿈인데 이렇게 아픈 건 뭐지?

 

일단 몸을 움직이는 게 우선이야. 꿈 안속이면 더 움직여야 해. 그렇게 몇 시간이나 지났을까. 목소리가 들렸어.

 

 

일어나세요.”

 

 

또 간호사야. 또 저 사람을 따라...가 아니라.... 시계를 보니까 아직 새벽 12시 반이네. 아까까지 아팠던 몸은 다시 움직이고 잘 보여. .........옷은 온통 땀으로 덮여 있었고 땀 냄새가 매우 진동하네. 뭐지? 악몽이었나? 그런데 왜 간호사가 지금 깨웠지?

 

 

새벽부터 무슨 일인데요?”

 

아버님께서 일찍 오셨어요. 바로 보내드릴까 했는데 악몽 꾸셨나 봐요. 씻고 나오세요.”

 

 

드디어 온 건가? 나가는 건가? 얼른 데리러 왔다는 소리를 듣고 싶어.. 엄마를 볼 수 있는 거야. 아니 잠깐 나는 악몽을 꾸었다고 한 적이 없는데? 어떻게 알았지?

 

역시 이 사람들은 내가 잘 때도 CCTV로 감시 하는 거야. 하지만 따질 시간은 없어. 왜냐면 일단 여기서 빨리 나가야 하니까. 그래...이제 시작이야.

 

다 챙기고 방을 나왔어. 이제 드디어 문을 열고 나가는구나. 오랜만에 마시는 바깥 공기네. 밤이라 그런가? 저기 멀리 있는 주황빛 가로등만 보였어.

 

자세히 보니까 거기에 차도 있었고. 차 시동을 꺼놓고 가로등 옆에서 담배를 피우면서 그 사람은 나를 기다리고 있었지. 저 사람 차를 타고 가는 것이 매우 싫지만 마음먹고 천천히 다가갔어. 그리고 이제 시작이니까 마음도 잡으면서.

 

 

타라. 춥다.”

 

 

오랜만에 듣기 싫은 목소리가 내 귀를 갉아먹기 시작했어. 춥다고 걱정까지 해주다니 너무나 고마운 사람이네. 뭐라고 지랄하고 싶지만 참아야했어.. 엄마를 구해야하니까.’

 

그런데 엄마는 보이지 않았어. ! 집에 있나? 엄마 건강을 생각해보면 밖에서 보기 힘드니까...그래 그게 맞겠지...그렇게 나는 그 사람의 차에 탔어. 그렇게 출발하고 몇 분이 흘렀을까?

 

 

일단 집에 가기 전에 아빠 친구 장례식장 좀 들렀다 가자.”

 

 

갑자기 생뚱맞게 무슨 장례식장인가 싶었어. 뭔 장례식장을 지금 가? 일단 한 술 떠봐야했지.

 

 

누구 장례식장인데.”

 

내 친구 장례식장이야. 내일 아침이면 발인한다고 하니 오늘 잠깐이라도 들렀다 가자.”

 

 

이 사람이 말이 믿겨져?? 당연히 말이 안 되지. 장례식장이 며칠이나 열리는데 지금까지 못가? 그리고 자기 친구가 죽었는데 어떻게 저렇게 감정 없이 이야기 할 수 있지? 분명히 이래놓고 나한테 무슨 짓을 하려고 하는 거야. 이 사람에 대한 의심이 점점 들기 시작했어. 그치 만...그래 일단 부딪혀 봐야해. 여기서 혼자 집에 갈 수 있는 것도 아니고.

 

 

밤이니까 졸리면 좀 쉬어.”

 

 

…………

 

 

도착했다

 

 

새벽임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이 많이 있었어. 인생을 잘 살아온 사람인가? 복도 밖에서는 담배 피우는 사람들의 떠드는 소리도 들렸는데 내부는 조용한... 그냥 평범한 장례식장인거야.

 

 

조현식님의 가시는 길 편안하게 가시길 바랍니다. 명복을 빕니다.

 

이러한 글이 적힌 장례 화환을 봤어. 근데 내가 알던 사람도 아니고 모르는 사람의 장례이기도 했고 혹시나 무슨 함정이 있을지 모르니까 들어가지 않았어. 바깥에 보이는 편의점에서 라면과 음료수를 산 다음에 기다리고 있었지. 얼른 집에 가고 싶다.

 

아 그래 맞아 보관함! 보관함이 생각났어. 지금 이 기회가 아니면 혼자 몰래 열어볼 기회가 없어. 차키를 그 사람한테서 받은 다음에 몰래 뒤져보는 거야. 나는 바로 편의점을 나와서 장례식장으로 들어가서 그 사람한테 차키를 받으러 갔어. 지금이 기회야.

 

들어간 순간 아까 아무 감정이 없는 것처럼 보이던 그 사람은 울고 있었어. 아까까지 울지도 않던 사람인데....

 

....약간 동정을 할 뻔했어. 정신차려야해. 내가 저 사람을 동정 할 뻔했다니. 저 사람은 위선적이고 역겨운 사람이야. 그래...그래...일단 차키...차키가 더 급해.

 

 

차키 줘. 먼저 들어가 있을래.”

 

나도 갈 거야. 같이 가자.”

 

 

그 사람은 눈물을 닦고 자리에 일어났어. 다른 사람들한테 인사를 한 후에 같이 나왔어.

실패네... 근데 뭐지? 내 생각이 읽혔나? 간파라도 당한 듯이 차로 같이 돌아가게 되었어... 일단 조수석에 앉고 생각했어. 그래 일단 기회가 되면 열어 보자. 그리고 드디어 집으로 간다...

 

 

열지 마라. 아무것도 없다.”

 

 

나도 모르게 무의식적으로 보관함으로 손이 뻗었고 그 사람은 바로 알아챘어. 역시 이 사람은 무엇인가 숨기고 있어. 게다가 이렇게 경계하다니 분명히 나한테서 뭔가 숨기고 있는 거야. 총이나 칼이라도 숨겼나? 아니면 뭐 내 병원 진단서를 허위로 작성한 서류 같은 거? 뭐 일단 들켰으니까 한 발 빼자.

 

집으로 가는 길에 고속도로를 타고 가다가 휴게소에 도착했어. 기름이 떨어 졌나봐. 기름을 꽂을 려고 그 사람은 나갔어.

 

그래 지금이 기회야. 문이 닫히는 소리가 들리자마자 보관함을 열었어. 살짝 빠르게 확인 해보니까 안에는 이상한 종이로 가득 차 있었어. 뭐지...? 뭐 알 수 없는 사무용 종이야. 읽을 시간은 없으니까 대충 뒤져봤는데 총이나 칼과 같은 무기 같은 물건들은 보이지 않았다. 내 이름이 적힌 서류 같은 것도 보이지 않았고. 분명 무엇인가 더 있을 텐데......이럴 리가 없는데.....

 

더 찾고 싶었지만 그 사람이 뒤에서 다시 돌아오고 있어. 빨리...빨리...얼른 찾아야해. 나는 아까보다 더 빨리 손으로 뒤적거렸어. 종이, 종이, 종이, 종이. 다 나랑 상관없는 거야. 더 이상 다른 물건이 없는 듯 했어. 결국 나는 아무 소득 없이 보관함을 닫았지... 짜증이 나..... 아무것도 찾지 못했어... 얼른 이 사람한테서 증거를 찾아야하는데.....집에 다 숨겨놨을 라나?

 

 

“2시간 후에 도착 예정입니다.”

 

 

내비게이션 목소리가 들렸고 그 2시간 동안 나는 계속 고민을 했어.

 

어떻게 일을 시작할지. 일단 엄마를 설득 해보는 거야. 그런데 그렇게 옛날에 내말을 듣지 않아주던 엄마인데...설득 해보고도 통하지 않는다면 무슨 방법을 써야하지?

 

그래 일단 이 사람이랑 같이 잘 어울려 사는 척 하면서 몰래 증거를 찾아봐야겠어. 다시는 병원으로 돌아가면 안 되니까. 근데 내비를 보니까 집 주소가 변경 되어 있네...?

 

 

이사 했어?”

 

엄마랑 마지막으로 상의하다보니 이사하게 됐어.”

 

마지막?”

 

내려.”

 

 

내 말이 끝나기 무섭게 도착했어. 일단 여기 집 주변에는 집이 많이 없었어. 역시 일부러 이 사람은 여기로 피해서 들어온 거야. 사람이 적으면 범죄를 꾸밀 때 더 편할 테니까.

 

바깥문을 열고 들어가자 마당과 함께 하얀 벽돌들로 지어져 있는 단독주택이 보였어. 검은 지붕은 그 사람의 범죄를 가리듯 천장을 뒤덮었고 유리문은 자신은 결백하다는 듯이 매우 크고 마당을 향해있었지. 부자가 사는 집처럼 보였어. 울타리는 풀로 휘감아져 있어서 바깥에서는 이 집을 보지 못하게 설계되어 있는 듯 했고.

 

딱 이 사람이 좋아할 만한 집이네. 얼마나 숨기는 것이 많으면 집을 이곳으로 옮겼을까? 그래 그 숨기는 것들 내가 찾아준다는 생각에 심장이 두근거렸다. 그래....엄마...일단 엄마를 만나봐야지. 이제 진짜 시작이다.

 

그때 저기 멀리서 누군가 보이기 시작했어.

여자인가? 머리카락이 긴 거 보니까 분명 엄마야.

 

일단 계획이고 뭐고 아무 생각은 나지 않고 엄마를 보기 위해서 다가갔어. 얼른 보고 싶다는 생각에 말이야. 그러고 나서 나는 창문에 가까이 다가선 순간 입을 뗄 수 없었지......

 

 

왜냐면.... 저 여자는 엄마가 아니야.....

 

 

 

 

2

 

 

엄마가 아니면 이 사람은 누구지? 이 사람은 누군데 여기 집에 있는 거지? 이해가 가지 않았어. 물론 내가 엄마라고 생각하고 달려놓고 당황한 것은 사실이지만.... 여자의 주위에도 엄마는 보이지 않았어.

 

 

저 사람 누구야.”

 

 

저 여자가 왜 거실에 있고 엄마는 보이지 않는지 걱정되기 시작했어. 아무리 엄마가 아프다고 한들 거실에는 있어야해. 나오지는 못하더라도 집에는 있어야 했단 말이야.

 

저 멀리서 그 사람이 걸어오면서 나한테 대답했어.

 

 

우리를 도와주시는 분이시다.”

 

 

우리? 그 사람 입에서 우리라는 말을 처음 들어봐. 일단 저 사람이 새엄마라거나 그런 끔직한 상상을 해버렸는데 아닌 것 같아서 한편으로는 정말 다행이네. 근데 우리라니? 지금 엄마와 나랑 자기를 합쳐서 우리라고 부르는 건가? 그때 유리문이 열리는 소리가 옆에서 들렸어.

 

 

오셨어요? 조금 늦으셨네요. ! 이쪽이 찬유 씨?”

 

우리 엄마는 어딨어?”

 

아무리 둘러봐도 엄마가 보이지 않아.... 드디어 이렇게 나와서 엄마를 구할 수 있게 되었는데..... 여기까지 결국 왔는데.....보이지가 않아.

 

 

지금 병원에 있어. 치료 받고 4일 뒤에 집으로 돌아 올 거야. 그동안 여기서 좀 지내고 있어라.”

 

 

그 사람은 당당하게 이야기했어. 내가 혼나듯이 말이야.

 

 

근데 4일 뒤? 엄마가 아픈 곳이 더 심해졌나? 역시 내 생각이 맞아...이 사람은 엄마를 계속 괴롭히고 있던 거야...

 

일단 엄마가 4일 뒤에 온다고 했는데 아까 차 보관함에서 보였던 영수증과 함께 정확하게 숫자로 이야기하는 거 보면 맞는듯했어...

 

아까 그 보관함에는 엄마 관련 서류 들이었나보네...

 

그래.. 뭐가 되었든 간에 4일이야. 여기서도 엄마를 괴롭히는 행동들을 고치지 못했다면 증거가 남아 있을 거야. 4일 동안 조심히 증거를 찾고 4일 뒤에 엄마가 온다면 바로 엄마와 함께 이곳을 탈출 하자.

 

 

찬유 씨 어머니는 많이 괜찮아지셨어요. 피곤하실 테니까 2층 방에서 쉬고 계세요.”

 

 

일단 저 여자 말대로 올라가자... 저 여자 말이 맞기도 하고... 왜냐면 당연히...새벽에 계속 차를 타고 왔으니까 매우 피곤해... 일단 쉬었다가 움직이자... 그리고 만약에 내가 여기서 뜬금없이 집안을 갑자기 뒤진다면 당연히 이 사람들은 나를 이상하게 보고 눈치 챈 다음 나를 병원에 보낼지 몰라.

 

 

.”

 

 

나는 저 여자 말을 듣고 방에 들어갔다. 일단 아까 생각한 대로 이 사람들의 말을 잘 들으면서 몰래 뒤지는 거야.

 

방에 들어가니 침대와 침대 위에 약간의 옷과 옆에 전등과 시계만 있었어. 누가 살았나? 창문은 있었으나 잘 열리지가 않았어. 오래된 공간인가? CCTV같은 건 없는지 방안을 틈틈이 뒤져봤어. 뭐 나오지는 않았지만... 정리 하고나서 침대에 누웠어....

 

도대체 지금 어떻게 돌아가는 건지 이해가 되지 않아. 그 사람이 갑자기 나를 병원에서 꺼낸 것은 물론이고 집에 돌아왔더니 이상한 여자가 우리를 도와주고 있어.

 

엄마를 도와주는 의료진 봉사자와 같은 분이셨으면 아무래도 지금 엄마랑 같이 있어야하지 여기 집에 있을 리가 없을 텐데.. 그 때 문을 두들기고 그 여자가 말을 하는 소리가 들렸어.

 

 

찬유 씨 여기 밖에다가 대충 맞아 보이는 속옷 놨으니까 갈아입으세요.”

 

..... 감사합니다.”

발소리가 멀어져 간 후 문을 열었어. 약간의 간식도 함께 있었어. ? 근데 저기 저 여자 지갑 아닌가? 안에 돈이 들어있어. 하나 둘. 20만원은 거뜬히 넘어보였어. 뭐 다 들고 가면 눈치 챌 테니까 조금만 가져가자....

 

이 돈으로 엄마랑 탈출하는데 쓰는 게 맞겠지? 근데 고맙게도 돈을 흘려주다니 너무 고맙네. 일단 지갑을 제자리에다가 돌려놓자.

 

뭐지? 일이 쉽게 잘 풀리네. 근데 4일 동안 지내라는 것은 무슨 뜻이었을까? 4일 이후에는 나를 어딘가로 보내려는 건가? 뭐 어차피 나도 4일 안에 이 집안에서 단서 찾고 나갈 생각이니까.. 누가 이기는지 해보자고.

 

그 사람이 나한테 무슨 짓을 하더라도 아니 하기 전에 무조건 이곳에서 엄마와 함께 나갈 거야. 일단 뭘 찾기 전에 이 집에 대해서 파악 해놓자. 잘못 들어갔다가 그 사람 방일 수도 있으니까.

 

아무도 보지 않게 문을 소리 없이 열었어. 대충 2층을 확인해보니까 2층에는 내가 지내고 있는 방 말고는 거의 다 창고로 쓰는 듯 했어.

 

아무래도 엄마랑 단 둘이 산다면 다른 곳은 잘 쓰지 않긴 할 테니까. 일단 그 사람 방을 먼저 보고 싶었는데 2층에는 없는 듯해...

 

조심히 거실을 2층에서 바라보았더니 그 사람이 갈색으로 얼룩진 방에서 나왔어. 저 방 인가봐. 그래 일단 갈색으로 얼룩진 방은 그 사람 방이야....

 

또 다른 방이 있나? 그렇게 거실을 둘러보다가 주방이 보였어. 거기에는 그 여자도 있었지.

 

근데 아무리 생각해도 저 여자의 존재가 문제야. 저 여자가 내 계획에 있어서 변수를 만들어낸 거야. 마침 저 여자와 그 사람이 대화하고 있어. 몰래 들어봐야겠어.

 

 

아무튼 제가 한말은 꼭 기억해주세요

 

 

그러고 나서 그 사람은 다시 방으로 들어갔어.. 그런데 그 사람이 왜 갑자기 저 여자한테 뭘 기억하라고 하는 거지? 혹시 저 여자는 나한테 무슨 짓을 하려고 딱 맞게 지금 온 건가?

 

이 집에서는 도대체 무슨 일이 돌아가고 있는 거지? 뭐 생각을 정리하기도 힘들었고 아무리 생각을 하더라도 도저히 답이 나오지 않아....

 

하지만 바로 물어본다면 분명 바로 내 의도가 눈에 보일 거야. 아니더라도 분명 나를 예전처럼 이상한 사람처럼 보거나 그러겠지...

나는 다시 방으로 돌아왔고 씻고 나서 다시 침대에 누웠어.. .... 힘들다...

 

“4일이다. 4일안에 끝내자.”

 

 

그러고 나서 나는 잠에 빠졌어.

 

 

꿈을 꿨었어. 일어나보니 나는 어딘가에 누워있었고..... 하지만 집은 아니었어. 그래...여기는 어제까지만 해도 있던 병원이었어. 일단 내가 지금 움직이지 못하는 거랑 침대에 누워있는 거 모두 차분하게 생각해보니 어제 꾸었던 꿈이랑 비슷하네.

 

하지만 다른 점이라면 이번에는 통증이 느껴지는 기분이 없었어. 꿈속에서 가만히 박혀 누워있으면서 창문을 보니 어두웠어.

 

아마 지금 이런 꿈 꾼 이유가 어제 꿈이 너무 현실적으로 다가왔거나 병원에서 막 나와서 심리적으로 불안한 듯해서 그런 거겠지....

꿈속에는 아무도 없었어.... 그냥 멍을 때리면서 누워 있었어.

 

악몽에서 깨고 시계를 보니 저녁이야. 바깥에서 냄새가 나서 거실로 나와 보니까 주방에서는 그 여자가 음식을 하고 있었어. 음식이 다되자 둘은 나를 식탁으로 불러서 저녁을 먹자고 불렀어.

 

식탁에 앉으니 다양한 요리들이 내 눈 앞에 있었어. 병원에서는 못 먹어보던 돼지고기부터 시작해서 다양하게 못 먹던 음식들이 있으니 내가 경계해야하는 저 둘을 의식도 하지 못하고 음식을 허겁지겁 먹었어.

 

찬유 씨 제 소개가 늦었어요. 저는 나유라라고 해요.”

 

그 여자 말소리가 들리자마자 나는 정신이 팔릴 정도로 먹던 음식을 내려놨어... 굉장히 부끄러우면서 괜히 화가 났어..뭐 누구라도 이런 상황에서는 화가 날 거야..

 

 

 

많이 들었어요. 얼마 전에 여행 갔다 왔다고 들었어요.”

 

 

뭐지? 이 여자는 그 사람이랑 같은 편이 아닌가? 근데 여행이라니? 그 사람은 내가 병원에서 나온 걸 모르게 말해 놨던 건가?

 

...... 오랜만에 한국에 왔네요...”

 

 

그래......일단 이 사람들의 장단에 맞춰주자. 대충 장단에 맞춰주다가 본색이 드러나도록 유도 해보는 것이 내 생각이었어.

 

각종 대화가 지나간 후 밥도 다 먹었어. 아직까지는 저 여자에 대해서 알 수 있는 대화를 하나도 듣지 못했지. 계속 나에 대해서만 물어봤거든.

 

거짓말을 들키지 않으려고 엄청 노력 했는데 그 남자는 분명 다 알고 있겠지...

 

다 먹고 나서 일단 방에 돌아왔어. 내가 역으로 물어보기에는 내가 너무 정보를 캐려고 하는 게 눈에 보였어. 아마 그러더라도 바로 그 사람이 잘라냈겠지..

 

그래 일단 방을 뒤져보는 걸로 증거를 찾아보자... 일단 뭐가 되었든 간에 밤에 움직여야 했어. 설마 저 사람들이 괴물도 아닌데 밤까지 잠을 안자겠어?

 

………

 

시계를 보니까 새벽 1시야. 이제 밖에 나가서 단서를 찾아봐야지. 일단 나는 문을 소리 없이 조심히 열었어. 문을 여니까 밖은 매우 어둡네. 아무래도 지금 자는 가봐. 그 여자는 이 집에 아마도 없겠지?

 

문을 조용히 닫고 복도에 나왔어. 이제 무엇이든지 한번 찾아봐야해. 여기 층에는 방이 내 방까지 합쳐서 세 개의 방이 있었어. 일단 내 방은 아무 것도 없는 것 같았으니 이제 나머지 두 방을 오늘 찾아보자. 일단 내 방 바로 옆에 있는 방을 열었어.

 

.......쾨쾨한 냄새와 함께 물에 젖어 썩은 종이 냄새가 방 안에 진동했어...으윽....

 

이 방은 뭐하는 방인데 냄새가 이렇게 심해? 일단 방은 매우 어두웠어. 가까이 있는 것만 보일정도야. 하지만 그렇다고 전등불을 키기에는 리스크가 너무 커.

내가 여기서 불을 킨다면 거실에서 누군가가 볼 수 도 있고 만약에 그 사람이 여기 위층으로 올라온다면 불이 켜져 있는 것을 보고 바로 들어올 거야.

 

………

 

방을 대충 10분 넘게 돌아다녀보니 방은 상자로 가득 찬 방이었어. 약간 이사 가기 전에 짐을 정리 해놓은 듯 했어. 상자를 하나하나 조금씩 열어보고 내용이 아니다 싶으면 닫았고. 이 짓을 한 5분을 넘게 하던 도중에 무언가를 발견했어. 드디어 뭐 하나라도 찾아 낸건가?

 

보니까 부셔진 자물쇠야....왜 부셔져있지?

뭐지? 근데 부서진 자물쇠가 하나만 있는 게 아니야. 큰 상자 안에 가득 있어.... 자물쇠는 대부분 부셔져있었고..... 그것도 일부러 섬세하게 자른 것이 아니라 큰 충격에 의해 부셔진 것처럼 보였어....

 

자물쇠가..........부셔져있지? 누군가를 잠군건가? 게다가 먼지가 많이 묻어져있는걸 보니까 오래 전에 일어난 일인거 같은데?

 

...근데 왜 이렇게 깨진 거지? 혹시 엄마를 감금하고 나서 문을 잠군건가?

 

근데.. 이게 일부러 끊은 자국이 아닌걸 보면 엄마가 부시고 나왔다는 건데... 아니야... 엄마는 그럴 힘이 없어. 그렇다면 엄마가 한 것은 아닐 테고..

 

내가 이 사람과 살고 있을 때 방 안에 갇힌 적은 없었어. 심지어 나도 모르게 내가 힘으로 문을 열었더라도 이 정도 자물쇠의 크기라면 내가 부셔진 것을 확인 했을 거야.

 

 

섬뜩하지만 일단 이 자물쇠를 내 주머니에다가 넣었어. 일단 하나는 찾았어.. 드디어...솔직히 조금은 뿌듯했지.... 드디어 한걸음 걸은 듯 했거든.

 

물론 이게 큰 단서가 되거나 그러진 않겠지만 확실 한건 이 자물쇠는 특이하지 않으니까.. 분명 내가 찾는 증거 중 하나겠지. 이 자물쇠가 무엇에 썼는지 다른 물건이랑 종합해서 찾아보자.

 

그래 일단 아직 상자를 다 뒤져본 것은 아니니까 더 찾아봐야해

 

이 방에 더 뭔가 있을 듯 해보였지만 찾는 것은 너무 어려웠어..그렇게 몇 시간이 지났을까?

바깥에서 마당 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렸어.

 

 

벌써 아침인가? 일단 오늘은 여기까지만 확인하고 방에 돌아가야 하나..? 근데 너무 정보가 부족해..’

 

지금 돌아가기에는 이 자물쇠 하나가 다야.... 이 자물쇠도 결정적인 증거나 그런 것이 아니기 때문에 이 것 만으로 만족하기가 너무 아쉬워...

 

그래도 아직 3일 정도 남아 있으니까...그래... 처음부터 너무 의욕적으로 달리지 말고 이성적으로 생각하자..

 

 

일단 빠르게 상자를 가능한 원래대로 닫아놓고 나서 나는 방으로 돌아왔어...그래 일단 한숨이나 자자....

………

 

 

또 꿈을 꿨어.. 이번에는 병원이 아니라 집이었다. 꿈속에서라도 집을 뒤져보았으면 좋겠지만 꿈속에서 나는 그러지 않았어.

 

집에서는 어느 개가 보였어. 개는 점점 내 쪽으로 다가오기 시작했고 바로 내 목을 물었어. 살점 하나하나 물어뜯어졌고 나는 쓰러졌지.

 

아니 사실상 꿈에서 죽었다고 보는 게 맞을 거야. 그 시체는 누군가가 옮기기 시작했고 나는 불에 타면서 꿈이 끝났어.

 

이상하게 소름 돋는 꿈이었어....이 집과 똑같이 생긴 곳에서 일어난 일이다보니까 더욱더 섬뜩하게 다가오는 듯 했지.....뭐 시계를 보니까 대충 낮 1~2시가 넘었다. 너무 늦은 시간은 아니었으니까 어제 주웠던 돈을 들고 몸을 방어할 물건 같은 것을 밖에 나가서 사오기로 했지...

 

거실을 보니까 그 여자밖에 보이지 않았어. 그 사람은 거실에 보이지 않았고 대충 살펴보니까 이 집에 없는 거 같아.

 

...다행이야. 빨리 그 사람이 돌아오기 전에 갔다 오자.

 

차타고 올 때 근처에 큰 대형마트가 있었던 거로 기억하니까 그쪽으로 걸어가자.... 그 여자 몰래 집에서 나왔고 드디어 집 주위에서 벗어났어..

 

근데 낮인데 불구하고 사람이 별로 보이지 않았어. 아니 10분 이상 걸었는데 아무도 보이지가 않는데? 동네라고 치기에는 너무 사람이 없네...

 

근데 왜 그 사람이 이런 곳에 이사를 온 것인지 너무 이해가 바로 갔어. 그래 역시... 이런 곳이면 절대 들킬 일 없지...

 

근데 우리나라에 이렇게 사람이 없는 동네가 있다니 집은 많이 있는데 여기서 아무도 살지 않는 건가?

 

대형마트에 도착했어. 대형마트에는 그래도 사람들이 있었어. 여기까지 없었다면 지구상에서 가장 섬뜩한 동네겠지.

 

일단 여기서 드는 생각은 두 가지야. 하나는 일단 나를 방어할 물건을 사는 것. 하나는 나중에 탈출하기 위하여 돈을 아끼는 것...하지만 어제 자물쇠를 보았을 때 방어할 물건을 사는 것이 더 좋을 것 같아보였어.. 어떤 일이 일어날지 모르는 거니까..

 

일단 작은 식칼을 사놨어. 이정도면 충분히 위협하고 방어 할 수 있겠지...

옷 속에다 숨겨놓고 집으로 가기 시작했어. 아까처럼 집으로 가는 길에는 사람이 한명도 보이지 않았어. 집에 도착하고 나서 마음을 단단히 먹고 문을 열었어.

 

나는 거실에 도착했고 거실에는 그 사람이 영화를 보면서 앉아 있었다. 영화 채널에서 팝콘을 먹으면서 셔터 아일랜드 영화를 혼자 봤다.

 

나유라라는 그 여자는 안보였어. 뭐지 빠르게 퇴근 한 건가? 일하는 사람이 맘대로 퇴근 할 수도 있는 건가? 도무지 뭐하는 사람이지? 뭐 일단 오늘 방을 몰래 뒤지는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겠네.

 

 

어디 갔다 온거냐?”

 

 

갑자기 그 사람이 나를 보고 화냈어. 하지만 괜히 여기서 뭐라고 대들었다가 실수로 칼을 숨긴 걸 들킬 수도 있어. 들키지 말아야해...

 

 

그냥 산책만 갔다 왔어..”

 

 

최대한 불쌍하게 말했어..이렇게까지 불쌍하게 말하니까 뭐 강제로 더 물어 보려고 하지 않았어. 정말 다행이야. 들킬 뻔 했네.. 나는 방에 들어오자마자 침대 매트리스 아래에다가 칼을 숨겨 놨어. 숨을 고르고 좀 누워있는 순간....

 

 

쾅쾅

 

 

문을 두들기는 소리가 들렸어. 침을 삼키고 자는 척 연기했지.... 괜히 움직였다가 잘못되면 안되니까... 조금만 늦게 숨겼더라면 분명 들켰을 거야.

 

 

벌써 자나?”

 

 

그래 나 지금 자는 척 할 거니까 얼른 돌아가...뒤에서는 계속 약간의 시선이 느껴졌어. 차가운 시선이라고 해야 할까? 약간 누군가가 창문에서 나를 몰래 음흉하게 쳐다보는 듯한 느낌처럼 말이야. 뭐 몇 초 지나지 않아서 문이 닫히는 소리가 들렸어. 다행이야.....

 

오늘 밤에 어제 다 못 본 방을 다시 가보자.....

일단 지금은 8시니까... 조금만 쉬다가 저 영화소리가 끝날 때 쯤 움직이자. 아무래도 그 사람이랑 나만 집에 있다 보니까 영화소리가 방까지 잘 들렸어. 나한텐 땡큐지. 덕분에 저 사람 위치를 소리로 파악하기 쉬우니까.

 

………

 

영화가 끝나는 소리가 들리고 정적이 흘렀어..... ....방에 들어 간 건가? 이제 움직여도 되겠지? 문을 조심히 열고 어제처럼 어둠속에서 조용히 움직여 방에 들어갔어.

 

일단 어제 못 본 부분을 더 찾아보자. 여기에 이러한 자물쇠를 숨겨놨으면 분명 다른 것도 여기다가 숨겼을 거야. 숨기고 싶은 물건들을 한곳에 모아놓지 흩뿌리지 않았을 테니까.

 

하지만 내 예상과 다르게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고 다른 방으로 가보는 것이 현명하다고 생각했어. 여기서 시간을 잡아두기에는 너무 아까워....

 

그래 일단 여기 방은 여기까지 마무리하고 다른 방으로 움직이자...다른 방문을 열었더니 이번에도 다른 방처럼 상자만 있었어.

 

아까 방과 다른 점이라고 한다면 나름 깨끗하다는 것? 전에 둘러봤던 방은 먼지가 쌓이고 쾨쾨한 냄새가 날 정도로 더러웠는데 이 방은 아무 냄새도 나지 않고 먼지도 별로 없었어.

 

조심히 상자 하나하나 열어봤어. 일단 상자 대부분이 그 사람의 사무용 문서였어. 일을 그만 둔건가? 아니면 이렇게 많은 일을 하는 건가?

 

일단 다른 상자를 뒤지다가 많은 깃털이 있는 물건을 찾았어. 바로 외국에서 좋은 꿈을 꾸게 해준다고 만들던 드림캐쳐처럼 생긴 물건.....

 

그 순간

 

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렸어. 뭐지? 누구지? 이 시간에 왜 이방에 들어오려고 하는 거지? 이러다가 일단 들킬 거야 빨리 숨자. 그러고 나서 나는 바로 상자 뒤에 숨었어.

 

탁탁탁

 

계속 돌아다니듯 점점 발걸음 하나하나 커지기 시작했고 누군가 말하는 소리가 문 앞에서 들렸어...

 

그 여자 목소리야...

 

 

찬유 씨 여기서 뭐하세요?”

3

 

 

여기서 뭐하세요?”

 

 

그 여자 목소리야. 집에서 나간 줄 알았는데 아니였어?

 

이 상황을 지금 뭐라고 말해야하지? 지금 이 상황을 변명 할 수 있나?

 

분명 저 여자도 그 사람이랑 같은 편일 텐데 이 상황을 그 사람한테 말하면 난 분명 여기서 끝나고 말 거야.

 

이제 여기서 끝나는 건가? 엄마를 구하지 못하는 거야?

 

하지만 포기는 할 수 없어....얼른...얼른...무슨 변명이라도 해야 할지 빠르게 고민했어....

 

으음.....궁금해서 왔다??,으음.....이 방에 뭘 놓고 왔다?? 이게 통할 리가 없잖아.... 뭐라고 하지?

 

그래 차라리 옆방에서 무슨 소리가 들려서 왔다고 하자. 무슨 소리가 들려서 들어왔다고 하면 당연히 저 여자도 뭐라고 하지 않겠지.

 

그리고 저 여자도 왜 이방에 오게 된 건지 말하게 하는 거야. 나는 이 방을 소리 때문에 조사하기 위해서 들어왔는데 저 여자는 왜 이 시간에 이방으로 들어온 거냐고...

 

여기 이방이 잘 수 있는 방도 아닌데 말이야. 그러면 그 여자도 당황해서 만약에 내가 유리해진다 싶으면 서로 비밀로 하던 간에 하는 거지.

 

그렇게 나는 마음을 다 잡고 용기를 내서 숨어 있던 곳에서 나왔었어.

 

근데...뭐지? 이상해...아무도 없어.... 하지만 분명 그 여자 목소리가 들렸었는데...?

 

잘못 들은 건가? 잘못 들었다고 하기는 너무 생생하게 들렸어.... 너무 이상해...

 

하지만 혹시나 나를 농락 할 생각에 숨어 있을까봐 뭐 그게 아니더라도 몰래 숨어있을 수 있으니까...구석구석 방 안을 뒤져봤었어...

 

내가 찾아보던 상자도 찾아봤고 상자 틈사이도 다 찾아봤었지....

 

하지만 그 여자는 보이지 않았어.

그 여자가 여기 없어.....뭐지.... 내가 너무 긴장했나? 긴장한 나머지 내가 잘 못 들은 건가?

 

아니야 아니야 아니야 아니야 아니야 그럴 리가 없어.....분명히 그 여자 목소리였어....

 

하지만 이상해 분명 진짜로 들었단 말이야. 나는 들었다고....분명 그 여자 목소리였어.

 

문도 다시 확인 했어 근데 보이지가 않잖아.

 

일단 문은 혹시 몰라서 아까 소리를 듣고 나서 찾을 때 내가 살짝 열어놓고 나왔기 때문에 열어져 있는 상태였어....

 

그대로라고 하기 에도 애매하지만 변화가 없었다고는 말을 하지도 못하겠어......

 

만약에 저 여자가 진짜로 있었다면....... 내가 지금 무슨 짓을 하고 있는지 다 알고 있는 거야?

 

일단 나는 방으로 다시 돌아왔어....

 

오늘 큰 수확도 없고 그와 동시에 장애물도 생겼어.

 

저 여자가 방에 들어온 것인지 모르는 상황이 장애물이야.....

 

만약에 내가 긴장한 나머지 잘못 들은 거라면 그냥 넘어가면 되는데.....

 

하지만 그 여자가 실제로 있었으면 그 둘은 지금 나를 지켜보고 있는 거야....

 

지켜보고 있는 것이라면 나는 지금 두 사람들 손에서 놀아나고 있는 것이 분명해.... 그렇게 된다면 이렇게 놔두는 이유는 뭐지?

 

일단 내일 지켜보자 그 여자의 행동을 지켜본다면 분명 어느 정도 알 수 있을 거야.

 

그렇게 밤이 지나갔어....

 

마침 일어나니까 그 여자 목소리가 들렸어. 덕분에 어제 밤에 있었던 일을 일어나자마자 기억했어...

 

그래...지금부터 저 여자가 하는 행동 하나하나 제대로 지켜봐야겠어. 제대로 지켜본다면 저 여자의 행동 중에서 무엇인가 이상한 행동을 하나씩이라도 확인 할 수 있을 거야.

 

문을 열고 거실로 내려가니 그 여자는 그 남자 방에서 무엇인가 찾아보고 있었어...지켜보다가 나는 거실로 향했어....

! 아버님은 지금 잠시 나가셨어요.”

 

 

그 사람이 나갔다고? 역시 저 여자랑 같은 편이니까 분명 저 여자를 믿고 나 혼자 여기다 두고 나간건가?

 

저 여자가 일단 그 사람이랑 같은 편인 건 알게 되었어. 믿을 수 있으니까 분명 집에다가 놓고 나간 거겠지.

 

근데 그렇다고 해서 저 여자만 놓고 오다니 이러면 나야 더 좋지.

 

나를 감시한 것인지는 아직 확신 할 수 없지만 일단 저 사람들이 나를 감시하는 것이라면 나를 감시할 사람이 한명 줄어든 거니까.

 

그렇다면 이제 저 여자에 대해 집중적으로 조사 해볼 수 있겠어.

그러다가 저 여자랑 눈이 마주쳤다.

 

 

으음....찬유 씨 여기 밥 해놓은 거 별로 안 되는데 그래도 드실래요?”

식탁에는 음식이 별로 없었어. 저번과는 다르게 말이야. 식탁에 있는 음식을 보자니 누군가 먹은 듯 했어....자기가 먹고 남은걸 주는 건가? 뭐하자는 거지?

 

얼른 드세요.”

 

.”

 

 

그래 일단 먹자. 배도 고프니까..그리고 뭐...내가 따로 음식을 할 수도 없으니까.. 그리고 자기가 먹었던 거면 뭐 음식에다가 이상한 짓을 하지는 않았겠지.

 

그 여자가 갑자기 먼저 나한테 말을 걸었어.

 

 

제가요 어제 밤에 어머님을 뵙고 왔는데요. 다행히 많이 괜찮아지신 것 같아요.”

 

 

그 여자는 나를 보고 웃으면서 이야기 했어..뭔가 이상해....

 

어제 밤? 어제 밤에 집에 있던 게 아니야? 그리고 저 여자가 엄마 이야기를 했어.....

 

엄마가 괜찮다고? 근데 왜 저 여자 혼자 엄마 병원에 찾아가지? 가정부인거 같은데 혼자 밤에 갔다 온다고? 이상한데? 아니면 그 사람이랑 같이 갔다 온 건가? 근데 그 사람은 어제 자고 있었는데? 거짓말인가?

 

분명 어제 밤에 있었던 것이라면 이 말은 거짓말이고 지금 저 말을 통해서 나를 농락하려고 이런 말을 사용하는 거겠지....

 

하지만... 하지만.. 이 사람이 만약에라도 진짜로 갔다 온 것이면 어떡하지? 엄마가 왜 입원했는지도 알 수 있을 텐데 여기서 더 떠볼까?

 

 

엄마가 어디가 아프셔서 입원 하신 거예요?”

 

 

대답을 못하겠지? 거짓말이잖아. 어제 밤에 있었잖아.

 

 

..심각하게 아프거나 하신 건 아니에요. 잠시 쉬러 가신 거나 마찬가지에요.”

의외로 대답을 해주었다. 근데 심각하게 아픈 사람이 아닌데 병원에 있다고? 게다가 그런 사람이 4일이나 병원에 있어?

 

 

거짓말인가? 저 여자는 지금 내 앞에서 거짓말만 하고 있는 건가?

 

 

아 근데 이상하네? 어제 밤에 집에 안계셨어요? 어제 분명 문 밖에서 유라 씨 소리가 들렸는데?”

 

 

그래 직접적으로 말하자 만약에 저 말이 거짓말이고 진짜로 방안에 있으면 지금에라도 본색을 드러내겠지.

 

 

? 아까 말했잖아요. 저 어제 부탁을 받고 병원에 갔다 왔는걸요? 어제 밤에 아버님이랑 찬유 씨 밖에 없었을 텐데요. 잘못 들으신 거 아닐까요? 무섭네요~”

 

 

저 여자는 웃으면서 이야기했어....근데 아무리 생각해도 이해가 가지 않아...가정부가 홀로 밤에 병원에 찾아간 것도 이상한데....

 

저 웃음도 무엇인가 비웃는 듯이 웃는 것 같아..... 여자의 눈빛은 나를 깔보는 듯이 쳐다보았고 분명 저 웃음은 나를 비난하는 웃음인거야.... 그래 저 여자는 어제 내 방에 있었던 거야. 지금 나를 농락하고 있는 것이 분명해...

 

마지막으로 수그리자 여기서 냉정해져야해...여기서 감성적으로 나서면 내가....지는거야....

내가 눈치 못 챘다는 듯이 당하는 척하면서 이용해보자.....

 

 

아 제가 어제 잘못 들었나 봐요....”

 

 

일단 수그리자....근데 이제 어떻게 해야 하지? 일단 저 여자랑 그 사람이 같은 편 인건 확실한 거 같은데 무슨 관계인지는 아직 모르겠어.....

 

일단 그거대로 한번 지켜보면서 알아보자..... 말을 하려고 하는 도중 저 여자가 말하는 소리가 마침 들렸어....

 

 

……대로네..”

 

 

저 여자가 뭐라고 혼자 중얼댔는데? 뭐지? 뭐라고 한 거지?

 

 

뭐라고 하셨어요?”

 

 

이번에는 들렸어. 뭐라고 하는 소리...잘못 들은 게 아니야.... 분명 나를 향해서 무슨 말을 했어.... 역시 거짓말 친 건가? 그래 내말이 맞았던 거야.

 

 

? 아무 말도 안했는데요??”

 

 

분명 뭐라고 말했어....뭘 숨기려고 하는 거지?

 

 

뭐라고 말씀 하셨잖아요..... 저 분명히 들었어요.”

 

 

나도 모르게 감정적으로 강하게 나가는 거 같았어. 농락당하는 듯 한 기분이 드니까 매우 화가 날 수밖에 없었지....

 

아니에요..혼잣말 한 거 에요..별 이야기 안했어요.”

 

 

저 여자는 표정에서부터 매우 기분이 나빠했어....

 

무슨 말을 했는지 더 물어보고 싶지만 여기서 괜히 더 기분 나쁘게 나갔다가 그 사람한테 내가 이상하다고 말을 하겠지....

 

하지만....하지만....저 여자가 무슨 일을 하는지는 아직 밝히지 못했는데..여기서 그만두고 저 사람을 더 지켜보는 게 맞는 거야? 맞는 거냐고....

 

나는 계속해서 그 여자를 지켜봤어....거의 스토커처럼...

 

그 여자는 내가 식탁을 비우고 거실 소파에 앉자 설거지를 하러 갔고.... 지켜보는 과정 속에서도 기분이 나빠 보이는 것은 매한가지였지....

 

어차피 자기들도 나를 감시하고 있는 거면서 기분을 왜 나빠해? 끝까지 자기는 관계없다고 티내는 건가? 전혀 설득 되지도 않는데?

 

지켜보는 과정 속에서 몇 번씩 눈이 마주쳤어. 그래도 그 여자는 여전히 기분 나쁜 눈빛을 하고 있었고 살짝 나를 두려워하는 척 하는 듯 했지....

 

그 외에 집안일을 하는 등 평범한 가정부 모습 밖에 보이지 않았어.... 하지만 그 과정 속에서도 서로 몇 번 눈을 마주친 것으로 보아하니 분명 서로 지켜보고 있다는 것은 확실했고....

 

 

그래 저 여자를 어떻게 해야 하지? 일단 서로 지켜보고 있다는 것은 확실 해졌어. 서로 무엇인가 들킨 것처럼...

 

근데 저 여자가 그 사람이랑 같은 편이라면 왜 아무 말도 없이 일만 하고 있는 거지? 도대체 뭘 숨기고 있는 거야? 아니면 전화를 좀 있다가 하려고 하나?

 

나는 방안에 들어가서 조심스럽게 쉬면서 고민을 하고 있었어. 저 여자를 어떻게 처리할지... 그러던 도중 바깥에서 점점 우는 소리가 들리더니 핸드폰을 만지작 거리고 있었어...

 

설마 그 여자가 그 사람한테 전화 하는 건가?

 

지금 이 상황에서 저 여자가 다른 사람한테 연락 할 사람이...... 그래 확실해. 그 남자한테 전화하려고 하는 거야...빨리 막아야 해.

 

근데 어떡하지? 어떡하지? 저 전화를 끊게 만들어야하는데 어떻게 막아야 하지? 저 여자도 그 사람이랑 한편이었어. 저 여자도 내 적이야. 그래 저 여자도 결국에 어떻게든 엄마를 떼놔 야해,,,

 

그래... 엄마를 구해야해....여기서 잘못되면 나는 병원에 다시는 돌아갈 수 없어. 어떻게 해야 하지?

 

그 순간 침대 밑에 숨겨 놓았던 칼이 생각났어.

 

나는 칼을 들고 거실로 내려갔어. 그 여자는 나를 보자마자 전화를 하면서 뭐라 중얼거리다가 도망 쳤지.

 

하지만 문이 열리기에는 시간이 너무 부족했고 그 여자는 결국 나랑 상자가 가득 했던 그 방에 도착했어.

 

 

.....왜 그러세요...제가 아까 혼잣말 한 거 때문에 그러시는 거에요? 죄송해요...죄송해요...”

 

 

나는 칼을 들고 그 여자를 위협했어. 선을 넘었다는 것은 이미 내 머릿속 에서는 없어진지 오래다. 이 여자랑 그 사람이 나한테 지금 무슨 짓을 하려고 하는 게 분명하다고 이건 정당방위야...정당방위라고

 

 

너 누구야 그 사람이랑 무슨 관계야.”

 

 

....그래...그래 일단 물은 엎질러졌으니까 물어나 보자. 뭐하는 사람인지

 

 

저는 그냥 여기 집안일 도와주는 사람이에요.....정말로 죄송해요 아.....아까 욕한 게 아니에요 정말.....믿어주세요

 

 

...거짓말이야... 또 거짓말이야. ...이 여자 자꾸 왜 거짓말을 치는 거지?

 

 

거짓말 치지 마. 너 그 사람이랑 같은 편인 거 알고 있어.”

 

아니에요 저는...저는 정말... 여기서 일하는 그냥 가정부 일뿐이에요.”

 

거짓말 치지 마... 그리고 솔직하게 말해 너 어제 밤에 방에 분명히 있었지.”

 

 

그 여자는 결국에 울음이 터지고 말았다. 아무 말이 들리지 않을 정도로 그 여자는 말을 더듬거리기 시작했고 나는 더욱더 위협했다.

 

그래 이렇게 된 이상 엄마를 데리고 강제로라도 어딘가로 떠나야겠어. 근데 이 여자 자꾸 거짓말 친단 말이야. 분명...분명히 그 남자랑 같은 편인데 왜 끝까지 거짓말 치는 거야?

 

 

정말로...저는 오늘 아침에 왔어요.....믿어주세요..사실 아까 혼잣말 한 것도 다 아버님이 찬유씨 보고 말씀 하신 거 듣고 생각나서 혼잣말 한 거예요..”

 

 

? 그 사람이 나에 대해서 이 여자한테 뭘 이야기했다고?

 

 

무슨 이야기를 했는데 말해...”

 

 

무슨 이야기를 한 거지? 점점 감정을 주체하기가 힘들었다. 그 사람이 언급 될 때마다 점점 피부가 뜨거워지는 듯 한 기분이었다.

 

 

...말하면 안된다고 했어요...”

 

지금 이 칼 안보여? 빨리 말해. 빨리 말하라고

이성이 잃어가기 시작했어.... 무슨 말인지...... 무슨 말인지....무조건 들어야해.....

 

... 알겠어요...찬유 씨 한테 병...병이 있다고 했어요..그게 다에요...정말 그거 생각나서 혼잣말 한 거예요

 

 

..........왜 또 병이라고 하는 거야? 난 병이 없다고....이 여자 역시 지금 나를 가지고 놀리는 거야. ...아무리 봐도 나는 정상적인데 왜 나한테 이런 말을 하는 거지?

 

이 여자랑 그 사람은 무슨 짓을 나...나한테 할려 하는 거냐고 도대체.. ...나는 병이 없단 말이야...

 

......다 그 사람이 꾸며낸 이야기라고..

 

나는 병이 있지 않아. 나는 병이 있지 않아. 나는 병이 있지 않아. 나는 병이 있지 않아.

 

나는 아프지 않다고 엄마랑 나는 피해자야. 지금 내가 칼 들고 있는 이유는 방어하기 위해서라고 저 사람 주머니에 분명히 무기가 있어.

 

저 사람 분명 어제도 있었어. 지금 나를 가지고 놀리는 거야.

 

착한 척 해주는 척 다 해주다가 마지막에 절망을 줄려고 한 거지 그래 그래. 이 사람들이 다 잘못 한 거야 나는 잘못 한 게 없어.

 

그 순간 여자는 도망치려고 했다.

 

읽고 있는 너.

 

그래. 너가 생각해도 죽이는 게 맞지? 엄마를 구해야 한다고.

 

나는 이성을 잃고 거의 아무 기억이 없을 정도로 이성 없이 시간이 흘렀다.

 

…………

 

얼마나 지났을까? 정신을 차리고 보니 내 앞에 그 여자의 새 빨간 시체가 남겨져 있었다. 방안은 피로 튀어져있었고 내가 사왔던 칼은 피로 더러워져 있었고..... 바로 내 입에서 헛구역질이 나왔다....

 

 

.....내가 뭔 짓을 한 거지? 내가 뭔 짓을 한 거지? 사람을 죽여 버렸어.... 나는.. 위협...위협만 한 건데.......죽일 생각은 없었단 말이야. 근데 저 사람도 날 분명 죽이려고 했을 거야. ...그래

 

 

선을 너무 넘어 버렸어..... 아니 나한테 사실 선이라는 게 존재 했을까?

 

이렇게 된 이상 나는 선택해야했어..... 그래... 이렇게 된 이상 그 사람도 죽이는 거야. 그 사람도 죽여서 이 지옥 같은 곳에서 탈출 하는 거야.

4

 

 

오늘 그 자식을 병원에서 데려나온다.

 

평범했던 삶을 망가트린 놈, 갑자기 어느 순간부터 서로 싫어했던 놈을 말이다.

 

 

마지막 부탁이에요.”

 

 

오늘도 그 목소리가 내 기억 속에서 끊임없이 헤엄친다.

 

내일 만약에 내 계획대로 안 된다면 그 자식을 병원에서 데리고 나와서 친구 장례식장에 데리고 가야해..

 

 

이럴 줄 알았으면 일을 좀 만 더 빨리 진행하는 거였는데..”

 

 

일단 병원에는 오늘 낮 중에 데려간다고 말을 해놨었다. 하지만 만약에 늦어진다면 어쩔 수 없이 정말로 데려가야겠다..

 

나는 아들이 있는 한 여자에게 사랑에 빠졌었다. 사람들의 눈초리를 받는 듯이 기분이 들기도 했지만 나에게는 그저 그 여자를 사랑한 것이 죄인가 싶었다. 내가 누군가의 여자를 사랑한 것도 아니다.

 

나는 단지 오래전에 반려자를 잃고 나서 힘들어하던 그녀를 위로하게 되면서 가까워지게 된 것이었다.

 

나에겐 이것이 매우 큰 도전이었다. 내 인생에 있어서 많은 도전들을 해왔지만 이런 도전은 나에게 매우 힘들었던 도전이었다. 약간의 죄의식을 가지고 있었지만 이 여자와 함께 있고 싶었다.

 

우리 집 쪽에서도 겨우 이 여자와 사랑하는 것을 허락 받았다..이제 이 여자의 아들에게만 허락을 구하면 된다.

 

하지만 쉽게 허락하지 않을 것이다. 나 같아도 그럴거야.

 

무슨 방법으로 허락을 구하지? 아들의 이름은 찬유라고 했다.

 

......찬유야..,............이건 아니야...”

 

 

아무리 생각해도 어떤 식으로 말을 걸어야하는지 감이 잡히지 않는다.

 

그러고 나서 며칠 뒤 나와 그녀는 그녀의 아들을 설득 시키는데 성공했다.

 

정말 다행이야. 다행히 그녀의 아들이 별 생각을 하지 않고 허락해 주었다.

 

아니면 그녀가 설득에 성공 한 건가?

 

뭐 설득에 넘어간 것이라도 해도 아직 어린나이임에도 우리의 사랑을 이해해주고 존중 해준 거야.

 

그렇게 처음에는 잘 흘러갔다. 평범한 가정과 같이 잘 지내왔었다. 물론 나와 그녀만 말이다..

어느 순간부터는 이야기하기도 어려웠다.

 

약간 나를 질투하는 듯 해보였다..근데......자기 엄마니까..

 

 

내가 도와줄까?”

 

 

어느 날 찬유는 힘들게 요리를 하고 있었다. 단순히 라면을 끓이는 일인데 잘 끓이지 못했다.

 

요리를 많이 못 해본건가...?’

 

그렇게 내가 도와주려는 순간 찬유의 손이 내 손을 막는 듯이 부딪히고 내 욕심에 도와주고자 노력을 하다가 결국에 두 손이 잘못 부딪히면서 라면이 담긴 뜨거운 냄비를 쏟게 되었다.

 

찬유는 나를 째려보았다. 근데 이 째려보는 눈빛이 너무 사악해보였다. 소름이 끼칠 정도로 사악해 보이는 눈빛이었다.

 

물론...억지로 도와주려고 했으니 기분은 나쁘겠지만 저 정도로 싫어할 일인가...?’

 

마치 쓰레기나 벌레를 보는 듯한 눈빛...

 

 

미안해... 내가 도와주려다가...”

 

 

됐어요.”

 

 

이 일이 있고나서도 많은 충돌이 있었다. 나는 그저 도와주고 싶었을 뿐인데.. 친해지고 싶었을 뿐이었다.

 

밤에 그녀에게 결국 한 소리를 듣게 되었다. 많이 부담스러워한다고 천천히 접근하자는 것이었다.

 

뭐 결국에는 아무런 소용없이 흘러갔다는 것이 문제긴 했다. 도와주려고 하면 더욱더 멀어지게 되었다.

 

그러던 어느 날 직장에서 갔다 왔더니 집 안에서 피를 흘리고 있는 그녀를 발견했다.

 

그리고 그 옆에서 찬유는 울고 있었다.

 

 

무슨 일이야? 도대체? 지금 이 상황이....”

 

 

아니 일단 빨리 119에 전화를 해야 해..

 

다행히 며칠이 지나고 병원에서 치료를 잘 받았다. 찬유의 말로는 집안일을 하는 과정에서 실수로 머리에 뭔가 부딪혔다고 한다.

 

... 근데 뭔가 왜 이렇게 섬뜩하지? 하지만 뭐 집안에 CCTV가 달린 것도 아니고 뭐 경찰에서도 조사한 결과로도 아무런 이상이 없었으니까..

 

이상하게 찬유에게서 저번에 라면 냄비를 떨어트렸을 때의 그 소름 돋는 눈빛 이후로 찬유의 행동이 너무 섬뜩하게 생각된다.

 

하지만 이 생각은 내가 단순히 편견에 사로 잡혀서 그런 것일 수 도 있다.

 

특히 편견에 맞서서 그녀와 결혼한 나에게는 더욱더 공감을 해줘야한다고 생각했다.

 

그녀가 깨어났다. 근데 그녀는 약간의 기억 상실증이 있었던 것 같다. 아무래도 머리가 부딪히는 과정 속에서 약간 잘못 되었던 것 같다.

 

하지만 다행히도 다 기억을 못하는 것은 아니고 그 날 있었던 일을 기억하지 못했던 것이다.

 

경찰은 그녀가 깨어나자마자 이 사건에 대하여 물어보려고 갔지만 당연하게도 아무 소득 없이 돌아가게 되었고 나는 병원에서 그녀와 대화를 나누게 되었다.

 

정말로 기억이 안나?”

 

..그냥 그 날 아침에 일어난 일 만 생각나요.”

 

...그래도 다행이다....아무튼....당신이 그렇다면 그런 거지.........”

 

찬유는 어디 있어요?”

 

찬유는 지금 집에서 혼자 지내고 있는 중이야

 

 

사실 뭔가 소름 끼쳤던 그 기운 때문에 집에 돌려보냈던 것이다. 아까까지만 해도 편견에 사로잡히지 말자는 생각을 했던 나지만... 혹시나 찬유가 자기 엄마한테 해코지 한 것이라면 나는 이 둘을 병원에 둘 수 없었으니까..

 

 

그래도 얼마 있다가 퇴원 할 수 있으니까 얼른 집에 가자.. 그전까지는 내가 휴가 냈으니까 옆에서 도와줄게.”

 

 

정말 단순한 사고였을까..아니면 내가 모르는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것일까..

 

이제 아내와 같이 퇴원을 한 후 집에 돌아왔다. 다시 처음처럼 돌아가고 나와 그녀 그리고 그녀와 찬유만 이렇게 서로의 시간을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내 예상이 맞았던 것일까..

 

회사를 갔다 오니 찬유는 안방 문을 두들기면서 나오라고 소리치고 있었고 아내는 크게 울고 있었다.

 

 

지금 뭐 하는 거야!”

 

 

나는 매우 흥분했다. 하지만 그 자식에게는 내 목소리가 들리지 않나보다.

 

내가 손으로 말리려 하자 그 자식은 나를 때렸고 나도 그 자식을 많이 때렸던 것 같다.

 

결국에 찬유는 쓰러졌다.

 

안방으로 들어가니 제대로 걷지 못하는 아내가 침대 옆에서 울면서 기어가고 있었다..

도대체...... 도대체........

 

그때 벨이 울렸다.

 

경찰이다.

 

아마도 윗집에서 시끄러운 소리로 신고했나보다... 좀 오래된 일 이었나봐..

 

경찰이 도착하자 나는 일단 조사 겸 경찰서로 향하게 되었다.

 

 

허허.. CCTV를 확인해보니 딱 시간대랑 집에 들어가시는 시간 계산해보니 일단 거짓말은 아닌 것 같네요.. 일단 아들 분을 데리고 한번 병원에 다녀오시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그래도 다음부터 아들에게 폭력은 삼가도록 해주세요... 다른 사람이 볼 때는 정말로 때리는 사람이 잘 못 한 것처럼 보입니다. 이번에는 무슨 상황인지 납득이 되는 상황이니까 그냥 보내드릴게요.”

 

 

일단 아내부터 병원에 데려가서 검사를 해보았고 불행하게도 아내의 몸 상태는 매우 안 좋은 상태가 되었다.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는데 아내는 몸 상태가 저렇게까지 되고 저 자식은 저렇게 멀쩡한 거야...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거야 대답해줘

 

“.....................................”

 

 

계속된 침묵이었다.

 

그녀에게 이 사건에 대해서 제대로 이야기 해주기를 바라지만 아내는 계속 이야기를 해줄 수 없다고 했다.

 

정말 그녀에게 심각한 충격을 받은 거 같아서 더 이상 물어보면 우울증이 심해질까 봐 함부로 물어보지도 못했다.....

 

 

.....”

 

나는 많은 고민 끝에 결심을 내렸다... 그 자식은 여기 있어서는 안 된다... 분명 정신 쪽으로 문제가 있는 것이다...

 

그게 아니더라도 이 일이 자주 발생하는 것을 보면 가만히 두어서는 안된다. 그래서 나는 병원에 그 자식을 넣었다.

 

그 자식은 중간 중간 마다 경찰이나 복지센터에 신고해서 자신은 잘못하지 않았고 내가 학대 했다는 식으로 거짓말을 쳤다.

 

내가 본 눈빛이 이상한 것이 아니었던 것이다. 영약하고 이상한 놈인 것이다.

 

근데...근데 왜 그녀는 그날 있었던 일을 도저히 말을 하지 않으려고 하는지 의문만 쌓아져갔다..

 

나를..나를 못 믿는 건가?

 

그녀도 다리 치료를 위해서 병원에 입원하게 되었고 나 또한 그녀 못지않게 우울증에 빠졌던 것 같았다.

 

그런 내가 지금 이 녀석을 집으로 데리고 오려고 한다니 정말 정신 나간 짓이다.. 가뜩이나 이사하고 나서 잘 살고 있다가 아내도 다른 병이 생겨나서 오늘 내일 하고 있다.

 

집에는 일단.. 단기 알바를 고용 했는데 이 선택 또한 맞는지 모르겠다. 가뜩이나 그 자식이 다른 사람에게 무슨 짓을 할지 모르는데 말이다.

 

일단 일이 늦게 끝나는 바람에 나는 새벽에 출발했고 병원 앞에 도착하였다.

 

 

오 아버님 오랜만이시네요..”

 

...네 선생님 오랜만에 뵙습니다..”

 

아마 그 녀석은 곧 나올겁니다...근데 괜찮으시겠습니까? 확실히 아직 제대로 정신이 돌아온 애는 아닌데요...”

 

부탁을 받아서요...뭐 어쩌겠습니까...”

 

그렇게 한동안 추위 속에서 의사와 이야기를 나누었다.

 

의사와의 이야기 끝에 그 자식이 병원에서 무슨 말을 했는지 무슨 행동을 보였는지 이에 대해서 많이 알게 되었다...

그럼 아버님 나중에 이상이 있으면 말씀해 주십쇼..”

 

 

그렇게 의사는 들어가고 나는 오랫동안 그 녀석을 기다리고 있었다.. 그리고 그 녀석을 어떻게 할지 생각하고 생각했다.

 

그렇게 고민에 빠져있던 내 눈 앞에 병원 문에서 그 자식이 보였다........일단 저질러 버린 거니까....일단.. 태우자..

 

 

타라, 춥다.”

5

 

 

그 자식은 아무런 저항도 없이 그냥 차에 탔다. 무슨 생각일까?

 

왜 순순히 차에 타지? 병원 나오자마자 도망을 쳐도 이해가 될 텐데

 

그 자식이 차에 타고나서 많은 미묘한 감정이 들었다. 아내는 병실에 누워있고 그렇게 만든 이 자식을 이렇게 나오게 하는 것이 맞을까?

 

하지만 그녀의 부탁인데.... 그렇다고 해도 그녀의 부탁을 이렇게 아무렇지도 않게 들어주는 것이 맞는 건가?

 

그래 일단 현식이 장례식장에 잠깐만 들리고 가자..사람이 많으니 거기서는 아무 짓도 못하겠지..’

 

만약에 사람이 드문 곳으로 데리고 간다고 했다면 나는 무조건 이 자식을 늦게라도 빼왔을 것이다. 무슨 짓을 할지도 모르는데 내가 뭘 믿고 데리고 가겠어..

 

장례식장을 포기하고 그냥 집으로 향할지도 생각도 해봤지만 절친인....나의 친구의 장례식이기 때문에 가야했다. 제발 별 일 없이 지나가길...

 

 

일단 집에 들르기 전에 장례식장 좀 들렀다 가자.”

 

누구 장례식인데?”

 

 

그렇지... 역시 그게 너답지 뭐 하나하나에 나한테 시비 건조로 대답하고 나를 향해 바라보던 저 눈빛.. 너 또한 변한 건 하나도 없구나...

 

운전을 하다 보니 옆에 그 자식은 자고 있었다. 지금에라도 이 녀석을 어떻게 하는 게 좋을까..

 

이런 섬뜩한 생각이 나 또한 들기 시작하는구나. 마치 저 자식의 머리에 있는 악마가 내 머릿속에 들어오는 것처럼...

 

장례식장에 도착했다. 많은 감정이 지나간다. 멀쩡하던 친구가 죽다니 갑작스런 교통사고로 인해서 죽었다고 했으니 뭐 예상할 수 있던 일도 아니니까.

 

그렇기 때문에 대비하지 못해서 일까 도착하자마자 눈물이 많이 나왔다.

그러고 나서 눈물을 닦고 정신을 차렸다. 그래 여기서 너무 많은 시간을 보내면 안된다. 그런데 녀석은 어디 간 거지?

 

일단 빨리 현식이 동생한테 인사하고 가야겠다. 인사를 하고 녀석을 찾으려고 하자 그 녀석은 나한테 와서 차에 있고 싶다고 했다.

 

 

나도 갈 거야. 같이 가자

 

 

이 정도 하고나서 얼른 가는 것이 좋아보였다. 여기서 시간을 더 끈다면 힘들 거야.

그렇게 그 녀석을 데리고 차에 탔다. 근데 그 녀석이 자꾸 내 차 보관함을 쳐다보고 있다.

 

저기 보관함에는 내 회사 서류랑 아내의 병원 관련 진단서들이 가득 차있다. 아내는 이제 정상적인 생활이 불가능 한 몸을 하고 있기 때문에 이러한 진단서들이 쌓이게 된 것이다.

 

미리 정리나 해둘걸 그랬어...

 

근데 저 녀석이 지금 병원에 입원해 있고 상태가 많이 좋지 않다는 사실을 알면 병원에 찾아가지 않을까? 일단 맘대로 못 건들게 해야겠다.

 

 

열지 마라. 아무것도 없다

 

 

그렇기에 나는 단호하게 이야기 했다. 건들면 큰일 난다는 식으로 말이야.

 

뭐 다행히 녀석은 말을 그대로 따라줬다. 근데 이상하다...왜 이렇게 말을 아까부터 잘 듣는 거지? 뭘 꾸미고 있는 건가? 일단 집에 있는 가정부 아가씨는 가급적 당분간은 쉬라고 해야겠다. 이 녀석이랑 같이 둘 수는 없지

 

그렇게 가는 길에 주유소도 들리고 드디어 집에 도착했다. 녀석은 이 집을 처음 보기 때문에 매우 당황했던 것 같았다.

 

문을 열고 들어가자 그 녀석이 가정부에게 다가갔다. 뭐지 아는 사이인가?

 

저 사람 누구야

 

 

하긴 알 리가 없지.. 일단 사실대로 말해야 할 것 같았다. 이 녀석은 지금 저 사람이 내 또 다른 여자라고 생각하는 거 같았다. 가정부 아가씨는 이 사실을 잘 모르기 때문에 녀석한테 말을 했고 그러면서 나한테 의심의 눈초리를 주면서 매우 불쾌한 심정인 것을 얼굴을 통해 보여 줬다. 그래 어쩔 수 없지.

 

그렇게 차분하게 4일 뒤에 퇴원한다고 그 전까지 여기서 조용히 지내면서 잘 있자고...

 

녀석은 수긍하고 일단 가정부가 안내해주면서 빈 방에 들어갔다. 무슨 짓을 할지 모르겠지만 그래 제발 그 방에만 조용히 있어줘 아니 그냥 이 집에만 있어줘

 

가정부 아가씨가 내려오는 소리가 들렸다.

 

 

잠깐만 이 쪽으로 와주시겠어요?”

 

?”

 

 

저 녀석이 내 아내한테 무슨 짓을 했는지 다 이야기했다. 그리고 무슨 병도 가지고 있는지..그리고 병에 대해서 말하지 말라고....애가 병원이 아니라 여행 갔다 온 것처럼 말하라고...

 

하지만 가정부 아가씨는 내 말을 귀담아 듣지 않는 것처럼 보인다.

 

내 말이 지금 장난처럼 들리는 건가?

 

 

괜찮아요. 설마 무슨 짓을 하겠어요? 무슨 일 생기면 바로 전화 드릴게요.”

 

아무튼 제가 한말은 꼭 기억해주세요.”

 

 

잠시 동안 휴가를 주든 해야겠어. 아무래도 돈을 벌기 편하니까 이 집에서 내보낸다고 생각하는 거 같나보네.

 

이러면 너무 힘들어지는데... 아니면 저 여자한테 지켜봐달라고 부탁이라도 해야 하나?

 

설마 그 녀석이 아무리 이상하다고 한들 생판 모르는 사람을 죽이기라도 하겠어?

 

나도 나쁜 사람일까? 차라리 저 여자가 어느 봉변을 당하고 그것을 빌미로 저 자식을 다시 병원에 넣든지 하고 싶었다.

 

하루 밤이 지나고 휴가를 낼 겸 회사에 갔다 오자 그 녀석은 집에 보이지 않았다.

 

방에도 없다.....

 

 

찬유 어디 갔어요?”

 

? 방에 없어요?”

 

. 나간 거 못 보셨어요?”

 

...죄송합니다...”

 

 

.... 일단 그 자식이 무슨 짓을 꾸미려고 하는 건가 왜 밖에 나갔다 온 거지...? ...일단 저 여자를 생각해서라도 잠시 쉬는 게 맞는 거 같다.

 

 

내일부터는 잠시동안 그냥 나오지 말아주세요.”

 

? 다음부터 잘 봐둘게요...”

 

됐고 오늘 중으로 짐 싸셔서 잠시만 나가주세요. 이 일이 끝나고 나서 다시 연락드리든 할 테니까..계약서 내용대로 쉬는 날에도 급여 드릴 테니까 나가주세요.”

 

아니에요...정말 잘해둘게요...”

 

안됩니다. 죄송해요. 나중에 정말로 연락드릴게요.”

 

 

뭐지? 저 여자 또한 무슨 꿍꿍이가 있는 것 같다. 저 여자가 해고당한 것도 아닌데 계속 이 집에 있으려고 하는 게 비정상적으로 보였다.

 

내가 했던 이야기를 듣고도 왜 저렇게 반응 하는 거지? 해고 하는 게 아닌데? 그렇다고 그 자식이 있을 때 도움이 될 정도로 일을 잘한 것도 아니잖아...적어도 나가는 거 정도는 확인했어야지...’

 

아까 생각했던 이상한 생각들을 접어놓고 일단 집에서 나가라고 하는 것이 저 여자한테도 나한테도 맞는 생각이라고 생각했다. 그 여자는 짐을 싸서 나갔고 어제 자다가 생각 난 것처럼 CCTV를 집안에 몇 개 달아놓았다.

 

스마트폰으로 확인 할 수 있다고 하니까 무슨 짓을 벌이려고 하는지 감시 할 수 있는데다가 내가 설령 나가더라도 확인 할 수 있는 수단이 생기는 거니까.

 

설치를 끝내자 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렸다. 그 녀석이다.

 

그 녀석은 많이 걸어 온 듯 했다.

 

 

어디 갔다 온 거냐?”

 

 

일단 물어봐야지....뭐 아무것도 안했는데 혼내는 건 안 되니까...

 

 

그냥 나갔다 왔어

 

....그래....”

 

 

두 가지 생각 때문에 이렇게 사과 하듯이 넘어갔다. 첫 번째로는 만약에 이 녀석이 정말로 무슨 짓을 하려는 게 아니라면 이 정도의 사과 하려는 노력은 보여야겠다는 내 양심과 두 번째로는 만약에 저 녀석이 무슨 짓을 하더라도 그녀석이 원하지 않게 평소와는 다른 모습을 보여야겠다는 생각이었다.

 

그렇게 한 시간에서 두 시간이 지났을 때 쯤 위층에서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기에 올라가 보았다. 그 녀석의 방을 조용히 열자 녀석은 자고 있었고 나는 다시 방으로 돌아갔다.

 

 

벌써 자나?”

 

 

정말로 이 녀석은 아무 짓을 하지 않는 것인가? 그래 이 녀석이 지 엄마한테 한 짓이 만약에 의사 말대로 망상 때문이라면 자기 엄마를 보고 싶은 거겠지.

 

긴장이 한 순간 풀어진 듯 했다. 그래...찬유야 조용히 이렇게만 며칠 있다가 다 같이 만나고 다 끝내자...

 

자려고 하는 순간에 아내가 있는 병원에서 전화가 왔다. 아내의 몸 상태가 많이 좋지 않다는 것이다. 수술에 들어 가야할 것이라고 하고 나는 아무 생각 없이 바로 병원으로 향했다.

 

수술실 앞에서 나는 몸을 웅크리고 고민에 빠졌다.

 

지금 몇 시지? 새벽 1시인가? ....어떻게 해야 하나.. 일단 그 녀석은 CCTV도 달아 놓았으니까 괜찮다... 만약에 아내가 잘못되면 어떡하지? 그리고 만약에 그 녀석이 집 밖을 나가면 어떡하지?

 

그래 차라리 나가는 게 좋을 수도 있어. 나가고 나서 이 녀석 맘대로 나갔다고 하고 남인 것처럼 그냥 사는 거야. 그러면서 그 녀석 이야기가 나온 김에 CCTV 앱을 켰다.

 

다행히 녀석은 아무 짓도 하지 않았다.. 저 녀석이 무슨 짓을 하려고 했다면 지금 내가 나간 순간에 움직였을 테니까...그래.... 아내 걱정이나 하자..

……………………

 

수술도 끝나고 잠에 빠져 들었을 때 쯤 내 핸드폰 속에서 진동이 울렸다.

 

이제 곧 해가 뜰 시간인데 누구지?

 

가정부 아가씨다. 뭐지?

 

 

여보세요?”

 

...얼른! 집으로 와주........”

 

 

---

 

뭐야 지금? 바로 다시 가정부 아가씨한테 전화 했다.

 

 

고객님께서 지금 전화를 받을 수가 없어서

 

계속 전화를 해봐도 받지를 않는다.

 

불안함이 내 머릿속을 감쌌다.

 

 

설마.... 아니겠지.. 그 자식이 아무리 그런 녀석이라고 하더라도....”

 

 

그런데 그 여자가 왜 지금 내 집에 있지? 아침인데? 아니 애초에 나오지 말라고 했잖아.

 

일단 수술도 끝났으니 얼른 가봐야겠다. 바로 코트를 챙기고 병원 밖으로 나섰다.

하필 내가 잠시 아내가 입원해 있는 병원에 갔다 온 이 상황에서 이런 일이 일어나다니.. 가정부는 도대체 무슨 생각이길래 맘대로 집에 들어 간 거야?

 

나는 얼른 차를 타고 집으로 향했다. CCTV 앱을 켜보고 가는 것이 맞았겠지만 너무 급했다. 괜히 보지 않아서 아내가 중요할 때 떠나는 것이 맞나 싶었다. 얼른 집 문을 열고 거실로 들어가자 악취가 내 코를 찌르듯이 덮쳤다. 목구멍에서 올라오는 것을 억지로 참아냈다.

 

 

기어코...기어코...일을 저질러 버린 거야?”

 

 

신발장에는 아직 녀석의 신발이 남아 있었다. 이 녀석은 지금 내 집에 숨어있다.

집안에는 방이 많기 때문에..이 녀석은 지금 숨어 있는 것이다..

 

 

6

 

 

내가...사람을 죽였어...내가 무슨 짓을 한 것일까...내가 사람을 죽였다니.....이러면 안됐는데...이러면 안됐다고...아니 그렇다하더라도 이 상황은 당연히 그 사람 때문에 생긴 일이야.

 

...내 잘못이 아니야.....그 사람이 이 여자랑 같이 나를 해치려고 했기 때문에... 당연히 나는....나는.....방어 할 수밖에 없었어..

 

방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렸어.... 그 사람이야. 그 사람은 냄새를 맡자마자 토를 참아 내려고 손을 입에다가 모았네...그렇게 냄새가 지독한가....?

 

나는 지금 그 사람이 맡고 있는 냄새가 나지 않는데... 언제부터 이 냄새가 나한테서 나지 않았던 거지...?

 

그토록 지금 제정신이 아니라는 이야기 인가?

 

 

....너 지금 무슨 짓을 한 건지 알고 있는 거야?”

 

 

그 사람은 목소리를 떨리게 나한테 말을 했어... 그 사람은 겁에 질린 듯 했지..... 그런 모습을 지금에서라도 볼 수 있게 되다니 즐겁기는 하네..

 

 

보셨죠..? 당신이...당신이...이 사람이랑 같이 나를 해치려고 하니까 이렇게 저도 나올 수밖에 없었던 거라고요...당신만...당신만 없었으면

 

무슨 소리를 하고 있는 거야?”

 

그러니까 당신이..당신이 우리 집에만 들어오지 않았다면..엄마...엄마랑 같이 행복하게 살 수 있었는데....내가 그때...그때 엄마의 의견을 듣지 말았어야 했는데...내 잘못이야....내 잘못이야

 

 

나는 너무 감정이 차올라서 평소에 잘 나오지 않던 눈물마저 흐르고 있었어....

 

 

너 지금 도대체 무슨 소리를 하고 있는 거야?”

 

그 사람은 화를 내면서 계속 내 말에 하나하나 되받아치고 있었어.. 어쩜 저 사람은 이렇게까지 상황이 극까지 치받아졌는데도 저렇게 태연하게 대답할 수 있는 걸까?

 

 

정말....정말...끝까지 자기 자신은 청렴하다는 듯이...자기 자신은 깨끗하다는 듯이....그래...그럼 그렇지....나만 이상한 사람이지....끝까지 정말 언제나 당연하게 저만 그런 사람으로....그렇게 만드시네요.....”

 

너 지금 정신이 아예 나갔구나?”

 

예 나갔어요... 나갔으니까 이런 짓을 저지르죠.....그래...목격자만 없으면 어떻게 될지 몰라... 다음은 당신 차례야.”

 

 

나는 칼을 그 사람 복부에 크게 찔러 넣었어. 떨리는 손으로 옷을 빨리 갈아입고 가정부의 시체 옆에 있는 핸드폰과 지갑을 들고 도망쳤지.....

 

어디로 도망쳐야하지?’

 

그래...등장 밑이 어둡다..라는 말이 있지.... 아주 멀리 떨어져 있지는 않지만... 가까운 모텔로 들어가서 숨기로 하자.

 

내 몸속에 묻어있는 피를 하나하나 닦아내고 침대에 앉아서 다시 상황을 정리하고 마음을 잡는 것이 가장 급선무야...

 

하지만..하지만 잡아지지 않아......사람을 죽였어...그래.....그 여자가 그 사람의 나쁜 편이 아니라고 해도 결국에 내가 그 남자의 함정에 빠져버린 거야.

 

그 사람은 그 여자를 미끼로 내세운 것이고. 그리고 결국에 내가 이런 짓을 저질러버릴 줄 알고 바로 온 거지...

 

그런데 내가 그 사람 몸에 제대로 칼을 찔러 죽였나? 만약에 그 사람이 아직도 살아있으면 어떡하지? 여자는 죽는 모습을 제대로 확인했는데 그 사람은 내가 제대로 확인하지 못했어..

 

혹시나 살아있어서 경찰에 신고했으면 어떡하지? 그래....일단...살아있다고 가정하고 행동하자.... 엄마....엄마를 구해야하는데....내가...내가 너무 멍청했던 거야...

 

그래...그 때 그 여자가 누군지 몰랐을 때 그 사람이 엄마가 병원에 있다고 했었지...병원...병원 이름이 뭐였지?

 

생각났다! 그래 일단 엄마 있는 곳으로 가서 엄마를 데리고 나오든 하자... 병원이니까 사람이 많을 테니 잘하면 인적 속에 묻혀서 도망칠 수도 있을 거야..아니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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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결국에 그 자식은 나를 찌르고 갔다. 어우...아파.. 이렇게까지 일이 되어버린 이상 나는 여기서 아내의 부탁을 들어줄 수가 없었다. 범죄자다...범죄자야...

 

일단 경찰에 신고하자. 경찰에 신고해서 가능한 빨리 잡아서 어디든지 넣어야한다. 걔가 돌아다니는 건 위험해.

 

경찰에 신고 하고나서 일에 대해서 제대로 설명하였고 CCTV에 찍힌 내용 또한 보여주었다.

 

경찰 쪽에서는 그 녀석이 갈만한 곳 중 어디가 제일 갈만하냐는 말에 섣불리 대답 할 수 없었다. 그 녀석과 추억이란 추억은 쌓아본 적이 없으니까... 하지만 아내를 생각하자 대답 할 수 있는 장소가 하나 있었다,

 

바로 아내가 있는 병원... 경찰들에게 아내가 있는 병원에 대해 설명하고 거기에 무조건 언제든지 올 것이라고 이야기 했다.

그렇게 병원에서 간단하게 칼에 찔린 곳을 치료 받고나서 근처 호텔에서 머물기로 했다.

저 상태의 집에서는 도저히 잘 수 있는 상태도 아니고... 그 여자가 생각 날 것 같으니까...

 

갑자기 전화가 왔다. 누구지? 아니?????? 가정부 아가씨다....

 

말이 안 되는데 가정부 아가씨는 죽었는데 누가 전화한 거지? 경찰이 설마 미쳤다고 나한테 그 폰으로 갑자기 전화할리도 없는데 말이다. 일단 전화를 받아보기로 했다.

 

 

나에요...”

 

? 너 이 자식 어디 있어?”

 

저 병원에 있어요...”

 

전화 끊지 말고 병원 뒤에 있는 산 약수터로 혼자만 오세요....안 그러면 그냥 엄마랑 같이 죽어버릴 거예요..”

 

 

아니 언제 병원에 갔다는 거야? 경찰들은 그 곳을 막고 있던 것이 아닌가? 근데 이 상황에서 경찰에 연결을 못하게 전화를 끊지 말라고 하다니... 일단 가보는 것이 맞을까?

 

그래...만약에 저 말이 사실이라면 나는 큰 후회를 하게 될 거야... 일단 가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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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일단 거짓말을 했어...... 병원에는 아직 가보지 못했는데..... 몰래 갈 수 있는 곳도 아니니까... 그러니까...여기서 그 사람한테 얻을 수 있는 것은 다 얻고 병원에 들어가는 거야...

 

그렇게 시간이 지나고 나서 그 사람은 내 약속대로 도착했어....

 

 

그만 자수하자...너희 엄마는 이런 걸 원치 않았어...”

 

엄마가 이런 걸 원하지 않았다뇨? 엄마의 마음을 당신이 제대로 알긴 하는 거에요?”

 

난 도대체 너가 무슨 말을 하는 건지 아까부터 이해가 가지 않는 구나..”

 

다 이야기해줘요? 당신이 나를 병원에서 꺼낸 이유는 도저히 모르겠지만 당신이 어렸을 때부터 우리 엄마 괴롭혔잖아.”

 

내가 할 말이야 그건. 넌 기억을 도저히 못하는 거니?”

무슨 소리에요? 당신이 엄마를 안방으로 밀어놓고 사람을 죽일 듯이 나를 패버려 놓고 나만 때렸다고 엄마를 괴롭혔다는 것이 아니에요?”

 

너 지금....”

 

그게 다가 아니에요...다른 때도,,,제 정신이 돌아 오고나면 항상....항상 그 자리에는 당신이 있었고 당신은 그 다음에 모든 것이 제 잘못이라고 했어요.”

 

그래서 너가 지금 나를 이곳에 불러놓은 이유가 단순히 이런 푸념을 늘어놓는 거야?”

 

아니요..엄마를 데리고 나와서 여기서 데리고 나와주세요.”

듣다보니까 도저히 못 들어주겠다. 너가 지금 무슨 말을 하고 있는 건지 제대로 말해줄게. 너는 내가 이 집에 들어오자마자 나한테 썩을 이상한 시선을 보냈었고 정신 차리면 항상 너는 아내를 괴롭히고 있었어. 그러니까 경찰에서도 아무 말 안하고 병원에서도 아무 말 안했겠지.

역시 그 의사 말이 맞았구나. 너는 조현병 환자야.”

 

말이 되는 소리를 하세요. 그럼 저는 왜 밖에 데리고 나왔는데요? 거짓말 치지마세요. 내가 그런 게 아니야...내가 그런 게 아니고 당신이...당신이 그런 거라고

 

너를 데리고 나온 이유는 너희 엄마가 죽기 전에 너를 단순히 마지막으로 보고 싶어 했을 뿐이야.”

 

죽는다고?”

 

엄마가 왜 죽는다는 거야? 엄마가 아픈 건 맞지만 무슨 병이라도 걸린 건가? 왜 갑자기 멀쩡한 사람이 죽는다는 소리를 하고 있는 거지?

 

그래. 너 때문에 우울증에 빠지고 몸 상태도 안 좋아지더니 결국에 큰 병까지 걸려서 시한부 인생을 살고 있던 게 네 엄마야. 그런 엄마의 부탁을 들어주려고 조금이나마 이렇게 노력했던 내가 바보구나

 

..거짓말 치지마...”

 

그래? 그러면 병원 302호로 가봐라..내 말이 거짓말 인지

 

 

나는 그러고 나서 병원으로 아무 말도 없이 빨리 뛰어갔어. 무작정.... 거짓말일 거야...거짓말일 거야..

병원에 빨리 뛰어 들어갔고 병문안 체크 그런 거 아무 상관 안하고 방으로 뛰쳐나갔어.... 방에는 엄마가 있었지...

 

하지만 엄마는 각종 치료기구를 몸에 달고 있었어.... 엄마가 나를 발견했어.... 드디어...드디어... 엄마가 내 쪽으로 시선으로 돌리려고 해....

 

 

그래...엄마...엄마 나 왔어...”

 

 

시선을 돌린 엄마는 나를 보고나서 바로 소리를 지르기 시작했어....엄마....엄마..... 의사와 간호사가 재빠르게 방안에 들어갔고 나는 엄마의 눈을 보고나서 한동안 멍을 때리게 되었어.....

 

내가 알던 엄마가 아니야...

 

나는 조용히 화장실 변기로 들어갔고 내가 들고 있던 칼을 유심히 바라보았어..

 

눈을 떠보니 나는 누워있었어. 그래... 저번 악몽 때처럼 그 상태네... 무슨 일이 있었던 거지?

 

제대로 기억이 나질 않는다. 나 죽은 건가?

그래... 엄마.... 엄마를 구하려고 했지... 그럼 내가 구한 건가?

 

하지만 내주위에는 아무도 없었다.

 

그렇구나.......

 

이번에도 나는 구하지 못했어....

 

그러다 문이 열리면서 어느 여자의 소리가 들렸다.

 

 

 

 

 

 

………………………

 

 

 

 

 

일어나세요.”

 

 

오늘도 언제나 똑같은 아침이네..또 간호사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