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버스를 기다리며 - 임윤성
- 등록일
- 2020-09-28
- 작성자
- 국어국문학과
- 조회수
- 176
버스를 기다리며
임윤성
예컨대 제가 죽는다면
환승을 기다리는 우리들처럼
버스정류장 앞에 서있겠죠
마중은 없을 테고
푸른 풀밭 위 이 몸 뉘일 벤치
주머니에는 천원 두 장과
레쓰비 하나가 들어있을 겁니다
스스로 생각할 겁니다
누군가에게도 좋은 사람은 아니었다며
편도 너머 있을 종착을 상상하면서도
여전히 두고 온 담배가 신경 쓰이겠네요
푸른 하늘 아래 산들바람
그 맞댐의 다정함에 눈물이 고이겠지만
날씨가 좋다며 내뱉은 물기어림은
후련함만이 전부는 아닐 테고요
저는 아마 그때도
버스를 기다리고 있을 겁니다
여전히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