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partment of Web Culture & Arts

웹문예학과

창작 공간

새내기백일장

제7회 웹문예학과 새내기백일장 수상작 (차하1)
등록일
2022-05-26
작성자
웹문예학과
조회수
27

장난감 도둑 

장두호


소년의 눈시울이 금세 젖어 들었다. 집에 덩그러니 혼자 있을 때면 찾아오는 불안감은 소년을 울먹이게 했다. 소년의 부모님은 갑작스레 집을 비우셨다. 여행을 가신 것인지, 일 때문에 자리를 비운 것인지, 소년은 지금에 이르기까지 알지 못했다. 

다만 이따금 씩 몰려오는 소외감에 몸을 떨 뿐이었다. 어느덧 불안함이 누그러진 소년은 눈물을 닦고, 어젯밤 즐겼던 장난감들을 찾고자 몸을 일으켜 세웠다. 한데, 분명 머리맡에 두었음이 분명한 장난감들은 온데간데없이 사라진 상태였다.

주변을 아무리 찾아보아도 사라진 장난감들은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그러자 소년은 혈기를 참지 못하고 손을 부들부들 떨었다. 부모님과 떨어져 사는 소년에게 있어 장난감들은 무척이나 각별한 의미를 지녔다. 장난감들은 밤마다 외로움에 떠는 소년의 유일한 친구나 다름없는 존재였다. 눈물을 머금고 씩씩거리던 소년은 이윽고 누군가가 장난감을 훔쳐간 것이 틀림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잠시 생각에 잠겼던 소년은 이윽고 범인을 확정 지었다. 

그 도둑이 확실했다. 

도둑은 소년에게 갑작스레 나타났다. 그러고는 쉬고 갈라진 말소리로 무어라 중얼거리다가 모습을 감추고는 했다. 더욱이 소년을 두렵게 했던 것은 거울을 보고 있으면 등이 굽은 남성의 형상이 비추어졌다가 사라진다는 것이었다. 

어느 날부터 소년의 집에 숨어들었던 도둑은 지금껏 늘 그래왔다. 방향을 추측조차 할 수 없는 장소에서 기분 나쁜 말소리로 이해할 수 없는 말만을 늘어놓았다. 또한, 작금의 상황처럼 소년의 물건을 가져가는 것이 빈번했다. 당연하게도 도둑에 의해 사라진 장난감이 소년에게로 돌아오는 일은 찾아볼 수 없었다. 소년은 이번에야말로 뻔뻔한 도둑에게서 자신의 소중한 장난감들을 지키고자 마음먹었다. 

소년은 방문을 열고 거실로 나섰다. 어째서인지 위화감으로 가득 찬 공기가 거실에서 느껴지는 듯했다. 소년은 울상을 지으며 작게 ‘거기 누구 없나요?’ 하고 물었다. 당연히 답을 기대하고 물은 것은 아니었다. 


……요. 


그런데 어딘가에서 그간 들어왔던 도둑의 말소리가 들려왔다. 소년은 소스라치게 놀라며 몸을 떨었다. 도둑이 분명했다. 도둑은 온전한 문장을 내뱉은 적이 단 한 번도 없었다. 지금처럼 문장의 끝부분만을 쉰 목소리로 토해낼 뿐이었다. 

도둑의 목소리임을 확신한 소년은 장난감을 훔쳐간 인물이 이번에도 그였음을 알아차렸다. 소년은 이번에는 결코 도둑에게서 장난감을 빼앗기지 않겠다고 다짐하며 눈망울을 파르르 떨었다. 그러던 도중, 현관문 옆에 있는 한 포댓자루가 소년의 시야에 띠었다. 반투명한 재질의 포댓자루에는 소년의 장난감으로 추측되는 물건들이 한가득 들어 있었다. 소년은 눈을 동그랗게 뜨며 포댓자루를 향하여 달려갔다. 그리고 포댓자루를 뜯어보던 소년은 함박웃음을 지으며 기뻐했다. 

포댓자루를 가득 채우고 있었던 것은 다름 아닌 소년의 장난감들이었다. 소년은 그 장난감들을 품에 꼭 껴안으며 소리쳤다.


“절대 빼앗기지 않을 거야!” 

 ……않을 거야. 


그리고 도둑의 쉰 목소리가 소년의 귓전을 울렸다. 소년은 화들짝 놀라며 품에 들고 있던 장난감들을 떨어트렸다. 장난감들이 땅바닥에 맞닿아 요란한 소리를 내고, 장난감들 사이에 끼어있던 손거울이 깨져 소음을 내었다. 산산 조각난 손거울은 소년의 발등 주위를 할퀴어 상처입혔다. 

쓰라린 고통에 울음을 터트린 소년은 땅바닥을 내려다보았다. 상처 입은 소년의 발 주위로 크고 작은 거울의 파편이 널려 있었다. 나이 어린 남자아이에 불과했던 소년은 결국 울음을 터트렸다. 소년이 울고 있자 어느새 도둑 또한 쉰 목소리로 울기 시작했다. 이에 더욱 서러워진 소년이 더욱 큰 소리로 울음을 터트리려고 하려던 때였다.  

끼익. 

 갑작스레 현관문이 열렸다. 문을 열고 들어온 이는 서른 살 즈음으로 보이는 여성이었다. 소년은 눈물을 멈추고 그 여성을 올려다보았다. 소년과 눈이 마주친 여성은 한숨을 내쉬며 허리를 굽혀 소년의 장난감들을 포댓자루에 담기 시작했다.


“하…… 아빠, 내가 쓰레기 어지럽히지 말라고 했잖아.” 


소년은 소중한 장난감을 향하여 쓰레기라는 말을 한 것보다 자신을 아빠라고 칭하는 여성의 말에 눈을 끔뻑였다. 불현듯 소년의 시야로 깨진 거울의 파편이 비쳐왔다. 거울 속에는 소년이 아닌, 도둑이 서 있었다. 간혹 거울 앞을 지나갈 때면 스치듯 모습을 비치던 도둑의 모습이었다. 소년이 홀린 듯이 다가가 입을 열자 거울 속의 도둑도 말소리를 내었다. 소년이 말소리를 내자 쉬고 갈라진 말소리가 현관에 울려 퍼졌다. 

소년은 거울을 보며 몸을 움직이고 목소리 내기를 반복했다. 

여전히 거울 속의 노인은 소년을 따라 할 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