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과공지
- 등록일
- 2021-06-28
- 작성자
- 웹문예학과
- 조회수
- 729
동국대학교 경주캠퍼스 웹문예학과 포스터. /동국대
“전국의 오타쿠를 기다립니다.”
일본 애니메이션 마니아들의 소모임 안내 문구가 아니다. 43년 전통의 동국대학교 경주캠퍼스 웹문예학과 교수진이 신입생들을 기다리며 건넨 인사말이다.
◇벚꽃 피는 순서대로 망한다?
한국대학교육협의회에 따르면 2021년 정시전형에서 추가모집 이후에도 정원을 채우지 못한 4년제 대학은 198개 중 162곳이다. 이중 90% 이상은 지방대였다. 저출산으로 인한 학령인구 감소에 수도권 대학 쏠림 현상이 지속하면서 수도권에서 먼 대학일수록 위기가 커진다는 뜻의 ‘벚꽃 피는 순서대로 망한다’는 말은 외면할 수 없는 현실이 됐다.
이러한 상황에서 동국대 경주캠퍼스 국어국문학전공 교수진은 과감한 선택을 했다. 21세기 웹 기반 문화예술을 선도할 창의적 인재를 양성한다는 목표 아래 ‘국문과’라는 타이틀을 버리고 ‘웹문예학과’로 전면 개편한 것이다.
동국대학교 경주캠퍼스 웹문예학과 포스터. /동국대
◇전공과목은 ‘넷플릭스 탐구생활’
물론 학과 이름만 바뀐 건 아니다. 웹문예학과의 전공 교과목에는 기존 대학 교육 과정에서 찾아볼 수 없던 참신한 이름들이 다수 등장한다.
1학년 기초 전공 중 하나인 ‘넷플릭스 탐구생활’에서는 OTT 서비스를 주로 이용하는 문화 수용자들의 특성과 요구를 분석하고, 실제 넷플릭스에서 제공되는 인기 콘텐츠를 감상하면서 영상문예 창작을 위한 준비를 닦게 된다.
고학년이 되면 실전에 가까운 전공 수업들이 늘어난다. 특히 ‘애니메이션과 오타쿠’ 강좌에서는 한국, 미국, 일본 애니메이션의 주요 특성을 분석하고 애니메이션 스토리텔링을 위한 기법을 훈련한다. 오타쿠, 즉 마니아를 만들기 위해 해당 애니메이션은 어떤 대화체를 사용하는지, 어떻게 사건을 전개하는지 등을 배운다.
이밖에도 ‘게임비평’ ‘로맨스 웹소설 창작’ ‘케이팝 작사 연습’ 등의 교과를 준비 중이다.
◇낮에는 이광수 배우고 밤에는 웹툰 즐기는 청년들
오태영 동국대 경주캠퍼스 웹문예학과장은 “소위 MZ세대라 불리는 젊은 학생들에게 공부와 놀이의 경계를 설정할 필요가 없는 장을 열어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대부분의 국어국문학을 전공하는 학생들은 낮에는 백 년 전 쓰인 이광수와 최남선 문학을 배우고, 밤에는 막 업로드된 웹소설과 웹툰을 즐긴다. 오 교수는 “바늘구멍과도 같은 등단만을 바라보는 것이 아닌 졸업 후 웹소설, 웹툰, 웹드라마, 게임서사 등 다양한 분야에 진출해 자신의 꿈을 펼쳐나갈 수 있는 학과를 만들고자 했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교수진도 관련 분야의 전문 창작자들이 대거 참여했다. 영화 ‘완벽한 타인’ ‘극한직업’의 배세영 작가, 웹소설 ‘닳고 닳은 뉴비’ ‘재벌강점기’ 등의 레고밟았어 작가, 지난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으로 인해 시작된 온라인 강의에서 화려한 입담으로 순식간에 1만명의 비대면 수강생을 만든 극작가 박노현 교수 등이다. 이 밖에도 웹드라마 ‘연애 플레이 리스트’의 이슬 작가를 비롯한 웹문예 창작자들의 특강도 실시할 계획이다.
◇“이 중에 하나라도 해당한다면 지원하세요”
웹문예학과가 아직도 낯설게 느껴지는 이들을 위해 교수진이 체크리스트를 마련했다. 이 중 한가지라도 해당한다면 지원 자격이 충분하다는 게 오 교수의 설명이다.
V. 한 번 본 영화를 잊지 못해 n차 관람을 해본 적 있는 학생
V. 휴일에 늦잠도 마다하고 드라마 정주행에 도전한 적이 있는 학생
V. 게임의 스토리나 캐릭터에 몰입해 가슴 뭉클했던 적이 있는 학생
V. 웹소설을 한 회만 더 보고 자야지 하다가 날을 꼬박 샜던 적이 있는 학생
V. 최애(최고로 애정)하는 연재 웹툰의 더딘 업로드에 짜증났던 적이 있는 학생
V. 유튜브를 보다가 나도 한 번 해볼까라는 생각을 했던 적이 있는 학생
◇ ◇ ◇
기사 원문 출처 : [조선일보] https://www.chosun.com/national/education/2021/06/28/6WBVIMXDVBEQNOY66LBKZVGFIU/?form=MY01SV&OCID=MY01SV
◇ ◇ ◇